교통사고 3위(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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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1-02 00:00
입력 1996-11-02 00:00
불과 몇년전만 해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세계 1·2위를 다투었던 것에 비하면 줄어든 것이라고 자위할 수도 있겠으나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된 마당에 그 회원국들과 비교하면 너무 후진적인 현상이다.지난해의 한 통계에 의하면 교통사고가 2분에 한번꼴로 일어나고 있으며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이 6조8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개입한후 10년간의 미군 전사자는 4만6천400여명이었다.1년에 1만323명이 교통사고로 죽은 것은 베트남 정글속 전투의 전사자보다 2배이상 많은 셈이다.또한 교통사고로 날린 6조8천억원을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다면 영종도 신공항을 건설하고도 남는다.무엇보다도 지난 10년간(77∼94년) 교통사고로 졸지에 고아가 되거나 중증장애인 부모를 모시게 된 우리 어린 아들딸이 14만4천여명이나 된다.
이런 「교통사고 왕국」의 오명을 씻으려면 우리의 잘못된 운전문화와 도로구조·신호등·표지판 등 교통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운전기술만 있고 운전예의는 없는 것이 우리 운전문화다.점잖은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딴 사람이 돼 난폭해지고 교통법규를 예사로 위반하는 현실에서 교통사고는 하루세끼 밥을 먹는 일 만큼 일상사가 될 수 밖에 없다.
잘못된 운전문화는 잘못된 도로구조나 표지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한국의 고속도로는 고속도로가 아니다』고 말할 만큼 우리 도로는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으며 불합리한 교통표지판과 신호등도 교통사고의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1996-11-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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