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추방” 단호한 의지/「한총련 무더기 실형선고」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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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0-30 00:00
입력 1996-10-30 00:00
「한총련」사태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28일 첫 선고공판에서 예상과는 달리 무더기로 실형이 선고된 것은 「폭력시위에 대해 더 이상 과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사법부의 단호한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피고인 109명 가운데 51명이 실형을,나머지 58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주변에서는 일찍부터 국가보안법위반자 등 일부 주동자급을 빼고는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리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국가의 장래를 책임질 젊은이를 표용하여 관용과 아량으로 이끌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왜곡된 현상을 바로잡아 대학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서 엄정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세간의 예상을 일축했다.
사법부가 이처럼 학생운동권의 폭력시위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한 것은 무엇보다 문민정부하에서의 사법부 위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여기에다 판결문에서 『많은 국민들이 학생들의 공권력에 대한 도전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밝혔듯이 폭력시위를 추방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쇠파이프나 화염병 등을 사용한 피고인들에게는 예외없이 실형이 선고된 점만 보더라도 「폭력시위 근절」이라는 대명제에 사법부가 얼마나 비중을 두는 지를 알 수 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전한 시위문화」「이해되는 시위문화」라는 표현을 여러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이번 선고의 또 다른 의미는 사법부가 학생운동권의 좌경화에 대해 분명한 자세를 보인 것이다.재판부는 『탈냉전구도와 동구권몰락의 의미를 새겨볼때 좌경사상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하나의 무형적인 유물』이라고 규정한뒤 『좌경용공세력에 대한 추종이 민족화합으로 평가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전경들을 다치게 한 피고인들을 모두 공동정범으로 간주했다.이는 「누가 던진 돌에 맞았는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치사죄를 적용할 수 있는가」라는 법리적용의 문제점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고김종희상경치사사건 관련자 10명에 대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김상연 기자〉
1996-10-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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