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연설에 담긴 김 대통령 대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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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0-02 00:00
입력 1996-10-02 00:00
◎대북 지원 동결… 국방력 강화 박차/실전훈련 강화 공세적 전략 예고/도발 사과때까지 경협유보 가능성

김영삼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 경축연 연설을 통해 밝힌 대북정책재조정방향의 주안점은 국방력 강화다.그와 함께 남북경협 및 외교적 대북응징에서도 강경노선이 채택될 것임을 시사했다.국민의 안보의식 강화도 요청했다.구체적 내용은 적시되지 않았지만 김대통령의 대북인식이 상당히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김 대통령은 공비침투사건으로 북한이 대남적화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포기는커녕 대내외 어려움과 연관돼 모험주의적 책동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북한의 태도를 변하게 하려면 「확실한 힘의 우위확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군사훈련강화와 장비의 현대화를 추진,「공세적 군사전략」수립이 예상된다.군사훈련이 실전에 대비한 야전전투훈련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도 적극 추진되리라 예상된다.내년 국방예산의 두자리수 인상이 결정된 데 이어 국방예산의 상당부분이 군전력강화에 투입될 전망이다.

「정치·외교적 대북억압전략」은 다양하게 나타날 것 같다.

북한이 공비침투사건을 사과하고 4자회담 등 남북대화에 성의 있게 응하기 전까지는 남북경협조치가 전면유보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기업의 나진·선봉지역 진출,그리고 남북간 합작사업 추진이 당분간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우리 기업의 대북투자상한액(5백만달러)의 인상 내지 폐지도 가까운 시일 안에는 이뤄지지 않을 듯싶다.김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밝힌 비료와 농업기술·장비지원 등 북한 식량난해결을 위한 지원도 유보될 전망이다.

경수로지원은 핵문제와 연결된 사안이므로 가볍게 중단키 어렵다.그러나 국민감정을 감안,적절한 속도조절이 있을 것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응징 동참을 위한 외교노력도 강력히 경주되고 있다.안보리의장성명 혹은 정식결의가 추진되고 있다.<이목희 기자>

◎김 대통령 국군의 날 경축연 연설 요지

이 순간에도 국토방위에 전념하고 있는 국군장병 여러분에게 뜨거운격려를 보냅니다.우리 국군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국민의 군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최근 우리는 북한이 저지른 무력도발을 통해 그들의 변함 없는 대남적화전략의 실체를 똑똑히 확인하고 있습니다.북한은 시대착오적 망상에 집착,매년 엄청난 군사비를 들여 세계 5위의 대규모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북한 자신이 처한 현재의 대내외적 어려움 때문에 40여년간 준비해온 무력적화 계획이 실현불가능하게 되기 전에 행동에 옮겨야 되겠다고 초조해 한다는 점입니다.이번에 잠수함을 통해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것도 그들의 초조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이념적 광신주의와 체제의 좌절감이 합치는 경우 얼마나 무서운 파괴력을 가지는가를 많이 보았습니다.안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직 힘에 의해서만 지켜지는 것입니다.어떠한 긴급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우리에게는 절대 필요합니다.나는 대통령으로서,국군의 최고통수권자로서 북한이 이러한 환상을 확실하게포기할 때까지 보다 현실적이고 확고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튼튼한 국가안보를 위해 정부와 군,그리고 국민이 더욱 혼연일체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유엔 안보리가 효과적인 북한도발방지책을 토의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주요우방국과의 공조체제도 가일층 강화해 나가겠습니다.국군의 통수권자로서 우리 군이 정예강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1996-10-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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