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잠수함 침투­현장·정부부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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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9-19 00:00
입력 1996-09-19 00:00
◎“무장 2인조 봤다” 주민들 잇단 제보/자살조장 총 허리에… 타살 일수도/숨진 11명 광원 복장… 폐광 모른듯/강릉상가 초저녁 철시… 택시 끊겨

▷정부부처 표정◁

18일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 발생하자 청와대와 국방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즉각 비상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를 긴급소집,정부차원의 대응체제를 갖추었다.

○…청와대는 북한 무장간첩 침투사건과 관련,국방비서관실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해놓고 관계자들이 철야근무하면서 무장간첩의 추적상황을 예의주시.

특히 김영삼 대통령은 유종하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수시로 상황보고를 받으면서 잔여 무장간첩의 조기검거를 독려토록 지시.

청와대측은 간첩 침투사실이 조기발견되고 군·경의 완벽한 포위작전으로 무장간첩이 자살하거나 체포되고 있는데 안도하면서도 상황이 완전히 끝날때까지는 긴장을 풀지 못하겠다는 분위기.

○…국방부는 북한 잠수함의 최초 발견자는 택시운전사 이진규씨(36)가 아닌 해안초소의 소초장 양대길 소위(24·목포대졸·학군34기)와 박만권일병(24·해양대 4년휴학)이라고 공식 확인.<이목희·황성기 기자>

▷현장 부변◁

○…군·경은 침투공비들이 일단 인근 괘방산으로 숨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들이 괘방산을 넘어 동해고속도로를 이용,강릉쪽으로 달아났을 경우 이 지역 주민의 인명피해를 우려.

또 동해고속도로를 넘어 동해 두타산과 강릉 대관령 산속으로 숨어 들었을 경우 산세가 험해 수색작업이 어려울 전망.

○…상오8시55분쯤 잠수정이 발견된 곳에서 10여㎞ 떨어진 강동면 임곡1리 속칭 엄골에서 송이채취를 하던 차재경씨가 얼룩무늬의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총기를 휴대한 남자 2명이 산속을 헤매고 있는 것을 발견,상오10시20분쯤 군당국에 신고,군경이 긴급 출동해 수색중.

○…남파 간첩들이 숨진 채 발견된 청학산 정상부근 현장에는 AK소총 탄피가 발견됐지만 소총이 발견되지 않았고 따로 떨어져 있던 조장으로 보이는 간첩이 지녔던 권총도 손에 들고 있지 않고 허리뒤춤 권총집에 꽂혀있어 자살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

군 관계자는 『달아난 8명 가운데 일부가 이들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가장하기 위해 가지런히 한데 모아놓고 달아났을 가능성도 있어 자살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

○…군은 숨진채 발견된 간첩들이 광부 복장으로 침투했던 것과 관련,이곳이 이전에 광산지역이었기 때문에 그같은 복장을 했을 것으로 추측.그러나 이곳은 얼마전 폐광된 곳이어서 북한이 폐광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

○…이날 하오 7시를 기해 동해안 일대 시·군이 전면 통행금지에 들어갔으나 강릉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퇴근길 차량들이 밀리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그러나 하오 8시가 지나면서 시민들로 한산해지기 시작했으며 택시도 끊어지고 상가들도 철시해 긴장된 분위기.

주부 김성자씨(42·강릉시 내곡동)는 『아이들과 시내에 쇼핑을 나왔다가 8명의 무장공비이 잡히지 않았다는 애기를 듣고 서둘러 귀가했다』며 『빨리 불안한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잠수함을 타고온 북한 공비들이 육상으로 올라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강원도 영동지역 주민들은 하루종일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지난날 무장공비가 침투해 무차별 살육전을 폈던 악몽을 떠올리며 하루속히 이들을 붙잡아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해주기를 당국에 간절히 바랐다.

잠수함이 발견된 곳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안인진리 주민 1백여명은 잠수함 현장보존을 위해 출입이 통제된 7번 국도에 이날 새벽부터 몰려들어 불안한 표정으로 경비군인들과 취재진들에게 군부대의 수색상황을 묻기도.

주민 김유용씨(48)는 『안인진리 해안은 산악지대와 인접해 있는데다 인적이 드물어 항시 공비침투의 우려가 있는 취약지역인데 경계를 게을리 한 것 같다』며 『속히 무장공비들을 체포해 인명을 앗기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장공비들이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던 산악지대인 임곡 1·2리 주민들은 바깥출입을 삼간 채 TV를 보며 수색상황에 귀를 곤두세웠다.

이날 하오 11명의 무장공비들이 자폭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달아난 무장공비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임곡 1리주민 홍명숙씨(41·여)는 『이들도 빨리 잡아 정상 생활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며 『산속에 숨어 들어간 잔당들이 먹을 것을 찾아 민가로 내려올까 겁난다』고 말했다.<조성호 기자>
1996-09-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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