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다시 생각할때(사설)
수정 1996-08-31 00:00
입력 1996-08-31 00:00
이런 가운데 이석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29일 10대그룹의 기획조정실장과 만나 대규모 해외투자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실 대기업들은 최근 너도나도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예컨대 현대전자는 오는 2000년까지 해외에 총 1백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LG그룹 역시 2000년까지 동남아시아에 50억달러,중국에 1백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자업계는 이미 50여개국에서 4백50여개의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0년에는 가전3사 모두 해외생산량이 국내생산량을 추월할 전망이다.해외투자업종도 과거 경공업위주에서 전자와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경제에 국경이 허물어지는 세상에서 기업여건이 좋은 곳을 찾아나가는 것을 나무랄 수만도 없다.고비용과 저효율 및 과도한 규제로 요약되는 우리 여건이 그들을 내몰기 때문이다.무리한 요구를 서슴지 않는 노조를 설득하는 일에도 지쳤을 법하다.
그러나 대규모 해외투자는 자칫 국내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또 모기업이 나가면 부품업체까지 따라나가는 이른바 「기관차효과」로 관련기업의 연쇄공동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분별한 해외진출이 가속화될 경우 국내 산업현장은 폐광이후 진폐증환자만 남은 탄광촌의 꼴이 될지도 모른다.
기업인은 국내 경기가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왕성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국내의 생산과 부가가치를 늘림으로써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사업보국」에 도전할 것을 권한다.
1996-08-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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