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뭘 하고 있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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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8-17 00:00
입력 1996-08-17 00:00
한총련이 폭력으로 공권력을 무력화하며 체제도전을 획책하는 북한정권의 전위조직이라는 실체를 스스로 확연히 드러내면서 이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국민합의가 그 어느때보다 확고하게 형성되고 있다.그러한 국민적 요구에 따른 사태진압의 대응이 정부의 몫이라면 민의를 구체화하여 근원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통합적인 노력은 정치권의 책무다.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국민감정을 안다면 정치권은 당연히 상임위든 본회의든 국회를 열어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하는 새로운 차원의 대책을 세워 해결에 나서야 한다.

폭력적 체제전복세력의 척결과 그를 위한 공권력의 권위확립은 여야의 정치적 입장차이나 당리당략을 초월한 국가의 기틀과 법질서수호를 위한 민주공동체 공통의 과제라는 것이 이번 국민합의의 뜻이다.과거처럼 정치권이 폭력배격과 이적행위의 엄단이라는 국민여론과 정부의 조치를 공안정국이니,통일운동억압이니 하는 정치논리로 김을 빼는 악순환을 단절하라는 주문도 들어 있다.여야의 차이를 떠나 초당적인 협력자세를 보임으로써 폭력전복세력이 설 땅을 없애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과 자민련이 공권력 확립과 한총련 폭력근절에 한목소리를 낸 것과는 달리 제일야당인 국민회의의 미지근하고 양비론적인 태도는 폭력대응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국민회의측은 한총련의 폭력과 친북주장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만 밝혔을 뿐 적극적인 규탄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일부에서는 경찰진압의 문제를 양비론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오히려 이들 세력의 눈치를 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김대중 총재가 폭력의 반대를 말하면서도 국민에 대한 설득을 강조한 것은 국민정서와 차이가 크다.민주시대에서는 폭력운동권세력은 야당의 입지를 뺏는 적대세력임을 깨달아 과거와 같은 심리적·묵시적 공조관계를 청산하고 민주체제의 수호에 초당적으로 동참하기 바란다.

새로운 세기를 바라보는 지금 정치권은 전근대적인 폭력세력의 근절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필요하다면 공권력강화를 위한 법적 보완과 예산지원 등 국회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
1996-08-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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