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일이 안보인다(해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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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7-10 00:00
입력 1996-07-10 00:00
김일성 주석이 서거한지 만 2년이 지났지만 북한의 최고지위는 공석으로 남아 있다.식량난을 비롯한 경제는 파탄상태로 이 나라의 「내일」은 보이지 않는다.국가원수 부재라는 이상상태는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비서의 승격을 거부하는 최대의 이유는 경제의 파탄이다.이 때문에 「자력갱생」을 치켜들었던 북한이 유엔과 미·일에 식량원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식량원조로 일시 참고 견딜 수 있다해도 식량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경제의 혼미도 해소될 일이 아니다.

경제를 바로 잡으려면 개혁 개방이 불가결하다.그러나 경제정책의 전환은 김일성·정일 세습체제에 의문을 불러 체제붕괴에 연결될지도 모른다.이것이 김비서의 최대의 딜레마이다.그의 최대기반인 군부는 외국으로부터의 쌀지원 수용에 반대해 왔듯이 종래노선의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게다가 계엄령에 가까운 상태로 통치를 하고 있는 가운데 개혁 개방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대외관계에서는 4자회담을 받아들이는가 아닌가가 유연노선 전환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한·미·일은 당사자인 남북관계개선이 최우선이라고 말해 왔다.그러나 북한은 남북교류가 시작되면 사람과 정보의 유입에 따라 체제의 위기를 부르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왔다.

이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목표를 맞추고 있다.미국을 교섭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군사경계선에 무장병력 투입등 강경수단도 썼다.「군사적 폭발도 있을 수 있다」는 「전쟁카드」도 쓰고 있는 것이다.이것이 성공한다면 북한은 스스로 불안정요인임을 연출하는 외교를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 틀림없다.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걸어나갈 것인가.너무도 정보가 적어 예상하기가 어렵다.북한의 언동 하나하나에 유연인가 강경인가등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긴 안목으로 냉정하게 북한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일본·도쿄신문 7월9일>
1996-07-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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