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정보통신장관/입문 6개월만에 네티즌으로(컴퓨터와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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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7-05 00:00
입력 1996-07-05 00:00
◎“PC배우기 운전면허 따기보다 쉬워요”

우리나라 정보화정책의 사령탑인 이석채 정보통신부 장관은 요즘 컴퓨터 배우는 재미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바쁜 일정 때문에 컴퓨터 앞에 늘 매달려 살 수는 없지만 틈틈이 컴퓨터를 익히는 맛이 제법 솔솔하다.

이제 PC통신과 전자결재는 기본이고 인터넷을 수시로 드나들며 「정보의 바다」를 헤엄칠 줄 아는 실력도 갖췄다.

누구나 그렇듯이 이장관도 원래 컴퓨터에 대해선 「까막눈」이었다.80년대 초반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때는 「컴퓨터 공포증」으로 고생한 경험도 갖고 있다.고등수학과 통계학,컴퓨터의 집합체인 계량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컴퓨터를 몰라 진땀을 흘렸다.과제물은 연일 쏟아지는데 통계처리가 따라주지 않아 유학시절이 말그대로 「고난의 세월」이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그러면서도 『컴퓨터는 반드시 배워둬야 한다』는 지도교수의 충고에 『컴퓨터는 남에게 시키면 될 일이지 왜 직접 하느냐』고 당돌한 생각을 버리지 않았던 사람이다.

재경원 차관시절까지만 해도 이장관은 여전히 「컴맹」이어서 전자결재를 「외면」할 정도였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12월 26일 정보화 주무부처의 수장이 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컴퓨터도 모르고서 정보화를 선도한다는 것이 쑥스러웠습니다.정신을 못차릴 만큼 빠르게 변하는 세상속에서 유독 나만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솔직히 부담스러웠고요』

그가 정통부장관으로 부임하면서 컴퓨터에 입문한 뒤 지금까지 쓰고 있는 기종은 「큐닉스 486DX」.

틈만 나면 컴퓨터를 파고드는 집요함 덕분에 6개월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는 전자결재와 PC통신을 능숙하게 해낸다.인터넷의 백악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클린턴 대통령의 연설을 실시간으로 듣는가 하면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CD롬으로 「레미제라블」을 즐길줄도 안다.

「늦깍이 네티즌」인 이장관의 집무실에는 손수 작성한 인터넷 주요 사이트 목록이 걸려 있다.그리고 요즘에는 대학이나 기업체등에서 연설한 자신의 강연 내용을 홈페이지에 다듬어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얼마전에는 명함에 E­메일 주소도 새겨 넣었다.

이장관의 집에는 팬티엄급 컴퓨터 3대가 있다.포항공대 대학원과 서울대 경영학과를 다니는 두 아들의 몫이다. 대학원생인 큰 아들은 대학 1학년때 「폭스 어벤저」라는 유명한 컴퓨터게임물을 개발해 낸 컴퓨터마니아.이장관이 뒤늦게나마 컴퓨터에 성공적으로 입문하게 된 데에는 두 아들의 힘이 컸다.

독서광인 이장관은 요즘 점심식사를 마치면 서점에 들러 정보통신·컴퓨터 관련 서적을 뒤지는 버릇이 생겼다.

그는 지난 6개월동안의 자신의 변화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라고 평하면서 『컴퓨터를 배우는 것이 운전면허증 따기보다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박건승 기자〉
1996-07-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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