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빠찡꼬 열풍」 폐해 극심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6-07-03 00:00
입력 1996-07-03 00:00
◎게임중 자녀보호 소홀… 작년 30여명 사망/문잠긴 차에 아이 버려둔 어머니 쇠고랑

일본인 최대의 오락인 빠찡꼬로 어린이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도쿄도 아다치구의 한 노상에서 창문이 밀폐된 승용차 안에 두 명의 어린이들이 축 늘어진 상태에서 발견됐다.이들은 이곳을 지나가던 행인들에 의해 곧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바로 숨졌다.

경찰은 2살 3살된 장남과 차남을 차에 남겨 두었던 어머니(25)를 과실치사혐의로 체포했다.

이 어머니는 빠찡꼬에 정신이 팔려 이날도 아이들을 차에 싣고 집을 나서서 애들은 차에 남겨둔채 상오 10시30분경부터 빠찡꼬 삼매경에 빠져들어갔다.가끔 차에 와서 들여다 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머니가 빠찡꼬를 즐긴지 3시간만에 어린이들은 결국 열사병에 의한 탈수증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도박성이 점점 짙어져 가는 새로운 빠찡꼬 기계가 속속 등장,심각한 빠찡꼬 의존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경종을 울렸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이 사건 뒤 전국 경찰기록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4월이후 부모가 파친고에 빠져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는 사이에 죽은 어린이들이 모두 30건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이들 사건중에는 지난해 6월 1살짜리 남자 어린이가 빠찡꼬점 근처 용수로에 떨어져 사망했던 일이 있는가하면 8월에는 빠찡꼬점 주차장에서 놀던 어린이가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대동문화대 사토 다케시교수는 『핵가족화로 항상 어린이들을 데리고 다니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에다 빠찡꼬가 점점 도박성이 짙어지고 있는 양면이 합쳐져 발생한 가슴 아픈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사토 교수는 특히 「신인류」라고 불리던 에고이스트적인 젊은 세대가 이제 부모가 돼서도 『자신 이외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좋지않은 측면이 자녀 양육에도 반영되고 있을지 모른다』라고 지적하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6-07-03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