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경주회담성과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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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6-24 00:00
입력 1996-06-24 00:00
23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성격이 강한 것이었다.다가오는 21세기,특히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는 한·일관계를 한차원 높여야한다는 과제를 양국민에게 부과하고 있다.제주정상회담은 시대적 과제를 향한 거보의 시작이다.
유종하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5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첫째는 양국 청소년과 젊은 직장인 교류의 확대다.
지난 95년 한·일간에는 3만7천명의 청소년 교류가 이뤄졌다.수학여행을 빼고 정부,지방자치단체,민간기구 등이 실시하는 정규 프로그램에 의한 방문은 4천5백명수준이었다.양국 정상은 오는 2000년까지 정규프로그램에 의한 청소년교류를 1만명 수준으로 높인다는데 합의했다.이를 위한 협의기구 설립도 추진할 예정이다.양국을 오가면서 이해의 폭을 넓힌 10∼20대의 젊은이가 30∼40대가 될때 두나라간 감정의 앙금은 지워질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둘째,월드컵문제에 대한 정부간 연락체제를 긴밀하게 갖추기로 합의했다.
당초 정부는 월드컵조직위와는 별도로 한·일 정부간 월드컵공동위 설치를 추진했다.그러나 아직 조직위도 공식화되지 않았는데 너무 앞서가면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이 싫어할 여지가 있었다.일본 국민들이 아직 「월드컵 공동개최」를 「일본의 패배」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한·일 정부간 적극적 합의를 끌어내기 힘들게 했다.정부는 이번에 「긴밀한 협력체제」만 합의하고 앞으로 이를 「공동위」수준까지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셋째,역사공동연구회의 설립을 확실히 한 것도 의미가 있다.비록 민간 차원에서 운영하기로 했지만 그동안 일본내 일부 우익인사들이 한·일간 역사공동연구 자체를 반대했던 점을 감안할때 진전으로 이해된다.
넷째,양국간 체육 및 전통문화교류의 확대도 21세기 「신한·일관계」수립에 도움을 줄 것이다.
다섯째,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격의 없는」 만남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정례화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하시모토총리는 『김영삼 대통령께서 일본안에서 방문하고 싶은 곳이 있다고 연락주시면 바로 영접준비에 착수하겠다』고 김대통령에게 밝혔다.
두 정상은 한반도정세에 있어서도 기존의 공조를 거듭 확인했다.4자회담이 성사되기전까지는 일·북수교교섭이 진전되거나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지원은 자제해야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정부의 한 당국자는 전했다.과거사에 있어 하시모토 총리가 창씨개명과 군대위안부건을 사과한 수준도 우리 정부로서 평가할만했다는 설명이다.
정상회담의 친선분위기가 독도문제와 EEZ설정·어업협정,일왕방한,과거사 정리 등의 난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할 것같다.〈서귀포=이목희 기자〉
1996-06-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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