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KT의“어색한 회동”/부정선거백서 발표회 3야총재 한자리에
수정 1996-06-19 00:00
입력 1996-06-19 00:00
총선후 처음으로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여기에 그동안 합석을 꺼려했던 민주당 이기택 총재가 한자리에 모였다.18일 상오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야 3당의 「4·11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회」 주최로 열린 「부정선거백서 발표회」 자리이다.
특히 지난해 민주당 분당사태 이후 앙숙관계로 변한 국민회의 김총재와 민주당 이총재의 만남은 1년만의 일이다.
이날 발표회는 지난 총선에서 여권의 부정선거를 규탄하고,국회파행의 책임이 여권에 있음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그러나 야 3당총재가 「부정선거」라는 공동의 공격목표로 목소리를 같이하고 있긴 하지만,이해가 엇갈릴 경우 언제든 갈라설 수 있음을 느끼게 한 어색한 「만남」이기도 했다.
「정치판에선 영원한 적이 없다」는 불문율을 다시 한번 입증한 자리같은 분위기였다.
이총재의 경우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한 국민회의 김총재와의 협력을 택한 것은 총선 패배로 인해 급전직하로 떨어진 민주당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야권 공조를 통해 조금이나마 회복하려는 생각인 것 같다.
두 김총재 역시 굳건한 의지를 보여 개원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국회파행에 대한 책임을 여권에 넘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3총재의 이같은 계산은 연설에서 여실히 나타났다.국민회의 김총재는 격려사를 통해 『김영삼 대통령은 남북문제·민생문제·외교문제등 산적한 국정현안이 많은데도 불구,야권파괴와 대선에만 관심이 있다』고 역공을 펴면서 『국회개원도 문제를 일으킨 김대통령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자민련 김총재도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인 선거를 지키고 국민의 전당인 국회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절대권력과 투쟁하고 있는 것』이라며 명분론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총재는 『공명선거가 보장되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것이 공조의 목적』이라며 『두 김총재가 영수회담 때 좀 더 강하게 밀고나가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오일만 기자〉
1996-06-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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