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1년 “부끄러운 자화상”/서동철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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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6-17 00:00
입력 1996-06-17 00:00
93년 2월 이후 건축된 연면적 1백평(3백50㎡) 규모의 업소는 모두 2천6백여개.이미 지난 4월 실태점검을 겸해 1차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81건의 수질 오염행위를 적발,12명의 업주를 고발했고,이 가운데 오수정화시설을 갖추지 않은 2명은 구속됐다.
그런데도 불·탈법은 그칠줄 모르고 「G7」을 눈 앞에 둔 오늘에 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자치단체들이 이들 업소에 대해 불법 증·개축,심지어 오·폐수 무단방류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 주는 이유는 취약한 「재정구조」 때문이라고 한다.돈이 없어 쩔쩔매는 처지에 결코 「막 대할 수 없는」 중요한 세입원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행태는 본말이 뒤바뀌어도 한참 바뀐 것이다.팔당수계는 1천만 서울시민이 매일 마시고 쓰는 젖줄이다.재원마련이 아무리 긴요하고,또 쓰임새가 많다해도 이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오죽했으면 총리실이 악역을 자처하고 나섰겠는가.
이번 단속의 두번째 심각성은 불법 증·개축이 업자 스스로의 결정이나 판단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다.결과는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총리실이 공무원들의 관련비리도 단속대상으로 삼고있는 사실이 이를 짐작케 한다.실제 그동안 간헐적으로 실시된 단속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비협조와 이들 업소들을 무조건 폐쇄시킬 수 없도록 규정한 행정절차등으로 그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지않아도 한탄강과 임진강에서의 물고기 떼죽음 보도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요즈음이다.모든 게 지자제 실시 1년의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마음놓고 물을 마시고 유유히 떠도는 물고기떼를 관상할 수 있는 행정력,나아가 지자체의 「거듭남」을 기대해본다.
1996-06-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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