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정국 장기화될듯/파행 6일째… 개원협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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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6-11 00:00
입력 1996-06-11 00:00
국회개원을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12일로 예정된 2차 본회의 개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민련 김허남 의장직무대행이 지난 5일 1차 본회의에서 기습적인 산회를 선포,의장단 선출저지라는 1차적인 목적을 달성했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산회할지는 의문이다.
신한국당의 의장단 선출강행과 이를 저지하려는 야권의 실력저지가 여야 모두 잘못됐다는 「양비론」으로 번지기 때문에 대치정국은 정치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10일 여야3당 총무들이 『타협은 결렬됐지만 정상화의 필요성에는 여야가 인식을 같이 한다』면서 『그러나 공식,비공식인 접촉은 계속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기류 때문이다.
그럼에도 야권은 12일 상오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1차 본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의장단 선출을 원천봉쇄한다는 계획이다.개원파행의 1차적 책임은 신한국당에 있으며 여권의 성의있는 자세변화가 없다면 김허남직무대행의 카드를 다시 활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한국당은 의장단 선출을 투표 쪽으로 몰고간다는 입장이다.그렇지만 무리하게 강행할 것 같지는 않다.본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김직무대행의 산회를 인정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계속돼온 의장단 선출의 일환으로 본다.결국 12일 본회의 속개와 관계없이 의장단 선출은 계속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12일 본회의는 김의장대행의 개회선언과 국회 의사국장의 경과보고까지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겠지만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과 의장단 선출안을 놓고는 여야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권은 의사진행에 대한 여야합의가 더 이상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김직무대행이 안건을 상정한 뒤 바로 정회나 산회하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그러나 정회는 24시간 국회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여야합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다시 산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여야간 대치국면은 지루한 장마처럼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실제 총무들의 대화의지에도 불구,여야간 강경기류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여야가10일 3번째 총무회담을 열고도 돌파구를 전혀 찾지 못한 것도 경색정국을 보는 여야의 시각이 극도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야권은 경색정국의 책임을 집권·여당,특히 청와대 쪽에 두고 있다.따라서 신한국당의 자세변화가 없다면 파행은 불가피하며 협상의 대상도 청와대로 돌려야 한다는 강경입장이다.신한국당은 등원에 전제조건은 있을 수 없다며 「선등원 후협상」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다소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어 극적인 타결도 배제할 수 없다.〈백문일 기자〉
1996-06-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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