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한·일관계 소설 통해 정립 모색
수정 1996-05-30 00:00
입력 1996-05-30 00:00
하나하나 논리로 따지기에 앞서 「있다」느니 「없다」느니 감정적 대응부터 하고 보는 대상 일본.그러나 문화·경제적으로 일본은 우리 사회 깊숙이 침투,다음 세대의 감수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에 대한 이같은 모순되고도 비꼬인 관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관계정립을 모색한 소설이 나왔다.홍성원씨의 신작 「그러나」1,2(문학과 지성사)가 그것.
소설의 중심인물인 현산 한동진은 1943년 만주벌판에서 독립투사로 생을 마감했다 해서 추앙받는다.그러나 그의 일대기를 쓰려고 자료수집에 나선 증손녀 사위 형진에 의해 말년에 친일로 돌았음이 드러난다.그런가 하면 친일인사로 낙인찍힌 동파 서상도에 대해서는 현산에게 독립자금을 댄 항일경력이 밝혀지기도 한다.
또다른 축은 일본과 중국으로 흩어진 현산 후손의 이야기.만주시절 류코라는 일본 여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현산의 아들 계평은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중국인이 되고 자신에게 조선의 피가 흐른다는사실에 절망한 딸은 일본에 사생아를 남긴채 나이 사십에 세상을 뜬다.지은이는 이 사생아 딸 사이코와 계평을 현산의 한인 후손들과 소설 말미에서 상봉케 하고 있다.
작가는 『첫째 열렬한 독립지사에서 친일파로 변신한 선조들에게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동기를 캐보는 일이 역사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작업이라는 점에서,둘째 가깝고도 낯선 나라 일본과 성숙한 이웃시민으로 합리적 관계정립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손정숙 기자〉
1996-05-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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