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국정 안정적 운영 주도권 확보/「여 과반의석」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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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5-21 00:00
입력 1996-05-21 00:00
◎내각제 소지 봉쇄… 여 대권논의 물밑으로/야 달랠 묘안없어 당분간 경색정국 예상

여소야대 정국이 여대야소로 재편됐다.「4·11총선」 39일 만이다.여야의 역학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되는 분수령이다.

이제 신한국당은 정국 주도권을 다시 잡게 됐다.물론 야당측의 거센 반발에 부딛히고 있다.개원정국은 한동안 경색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야권의 기세로 보아 15대 국회의 「반쪽」개원마저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당이 「끌려다니는 4년」은 면하게 됐다.야당측의 거센 공세,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감수한 것은 이런 절박감에서다.

여대야소로의 환원은 무엇보다 국정 운영의 안정회복을 뜻한다.김영삼대통령은 국회를 다시 장악하게 됐다.야당이 똘똘 뭉쳐도 국회에서의 결정권은 없다.야당은 국회운영에 한 축으로서의 역할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김대통령으로서는 뜻한 대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셈이다.

이는 소모적인 정쟁을 잠재울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해 주고 있다.특히 최근 야당 움직임으로 미루어 내각제 개헌문제가 되살아나는 인상을 주는 시점이었다.여권 내부의 내각제 개헌론자들도 가세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었다.그러나 여권은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여대야소 정국은 여당내 대권 논의도 한동안 물밑으로 가라앉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여권이 뜻하고 있는 정치권 세대교체로도 힘이 모아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당장의 여야 관계로 볼 때 신한국당은 최소한 이론상으로는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야당과의 원구성 협상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로 복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당의 과반수 의석에 대해 단순히 수치상으로 전망할 수 없는 게 여야관계다.야당측이 사사건건 제동을 걸고 나오면 막상 해결이 쉽지 않다.

과반수 상황의 14대에서도 야당측이 국정조사권을 두차례나 발동시킨 것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게다가 야당측이 신한국당의 영입작업에 거세게 반발,장외투쟁을 선언한 마당에 이를 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국당은 야당측이 국회법에 명시된 개원을 거부할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논거를 펴고 있다.그렇다고 해서 야당측이 쉽게 대화에 응할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그래서 대화는 적극 유도할 생각이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국회 본회의 뿐만 아니라 모든 상임위를 주도해 나가려면 상임위원장을 뺀 일반 위원들이 과반수가 되는 1백65석을 넘어야 한다.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수치를 채우기는 쉽지 않다.따라서 15대 국회도 여야간의 신경전이 내년 대선과 맞물려 지루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박대출 기자〉
1996-05-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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