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시험 “필기 쉽고 실기 어려워”
수정 1996-05-20 00:00
입력 1996-05-20 00:00
한약분쟁의 불씨가 된 약사들의 한약조제 시험이 19일 서울고교 등 전국 45개 고사장에서 무사히 치러졌다.원서를 낸 2만4천8백44명 가운데 97%인 2만4천97명이 응시했다.〈관련기사 23면〉
수험생들은 상오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본초학 방제학 한약조제지침 등 3개 과목의 필기시험과 하오 1시부터 4시까지 한약재 감별 실기시험을 치렀다.
합격자는 오는 27일 발표한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필기 과목은 쉬운 편이었지만 실기시험은 약사들이 할수 있는 1백가지 처방 밖에서도 출제돼 어려웠다』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 날의 시험은 원인무효』라며 한약조제 시험의 무효발표가 있을 때까지 전국 지부별로 야간집회와 철야농성을 하기로 했다.
한편 경산대 한의대생 1백70여명은 상오 8시50분 쯤 대구시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 뒷담을 넘어들어가 고사장을 점거하려다 모두 경찰에 연행되는 등 서울·강원·광주·대전 지역에서 산발적인 시위와 시험저지 행위가 있었다.
한의사협회는 이에 앞서 20일부터 모든 회원이 무기한 휴업키로 결의한 방침을 지난 18일 유보했다.
한편 복지부는 6월에 치를 보궐적 성격의 추가시험에는 해외출장 등 개인사정으로 응시하지 못한 사람 뿐 아니라 이 날 결시한 7백48명에게도 응시기회를 주기로 했다.
또 약대교수들만 출제에 참여해 문제의 난이도에 논란이 일 것에 대비해 한의사와 약사 자격증을 지닌 공무원으로 출제감별 위원을 구성,너무 쉬운 문제는 다시 작성하거나 수정해 최종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날 고사장 주변에 45개중대 5천5백여명을 배치했다.〈김태균 기자〉
◎문제공개 경위 규명
서울지검 형사2부(윤종남 부장검사)는 19일 한약조제 시험의 출제장을 이탈한 전주 우석대 주영승교수 등 한의대 교수 9명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20일 고발인인 조병륜 국립보건원장을 불러 조사한 뒤 주교수 등을 차례로 소환해 출제위원회 구성과정 및 집단퇴장과 문제공개 경위 등을 캐기로 했다.
조원장은지난 18일 『주교수 등이 출제장을 무단 이탈,국가시험 관리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박은호 기자〉
1996-05-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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