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국민회의와 공조에 “물밑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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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5-08 00:00
입력 1996-05-08 00:00
◎“캐스팅보트 행사 운신폭 줄었다” 우려/일부의원 “속보 너무 빠르다” 신중론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지난 4일 총재회담 이후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당무회의나 간부회의에 참석,『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을 정도다.그러나 합의문에 들어 있는 「내각제」부분에 대해서도 『문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한다.이와 관련,합의문 말고 더이상의 깊숙한 논의는 없었다는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는 이처럼 현정국상황에 대한 인식의 일치다.선거부정과 신한국당의 영입작업에 대한 위기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발빠른 공조에 대해 다른 목소리가 간헐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국민회의보다는 자민련 쪽이다.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국민회의 행보에 너무 쉽게 휩쓸리는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현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스스로 줄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 야권공조에는 국민회의가 보다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부정선거진상조사위와 사무총장 창구를 통해 두 김총재의 회담도 서두른 것으로 전해진다.자민련의 한 관계자도 『여권의 체제정비가 이뤄진 뒤 진행될 개원협상 직전에 할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전한다.

특히 김종필 총재 대신 김부동 부총재가 주재한 지난 6일 당직자회의에서 일부 의원이 이같은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이날 회의에서 일부의원은 국민회의와의 공조속도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야권일각에서는 김총재가 직접 주재하지 않은 것을 놓고 김총재가 미리 예상,자리를 비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민련의 김총재가 서둘러 국민회의의 공조움직임에 동조한 것은 김대통령의 대권논의 중지지시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연말까지는 신한국당 내부 움직임이 물밑으로만 진행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야권공조에 무게를 싣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민회의도 일단 공조의 틀을 보다 확고히 다질 복안인 것으로 관측된다.김총재가 6일 간부회의에서 『김종필 총재의 태도가 생각보다 훨씬 단호하고 강경하더라』고 전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자민련을 공조의 틀 속에 묶어 신한국당과의 제휴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따라서 물밑에서 간헐적으로 튀어나오고 공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당장 공론화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선거부정과 신한국당의 영입작업이 계속되는 현상황에선 「찻잔 속의 동요」로 그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개원협상과정에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고 각 당이 대선가도를 구체화할 경우 현재의 물밑잡음은 균열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양승현 기자〉
1996-05-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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