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분열 실망… 여「세대교체」지지/총선 최대이변 「서울표심」분석
수정 1996-04-15 00:00
입력 1996-04-15 00:00
15대 총선의 가장 큰 이변은 신한국당이 서울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다.
여당이 서울에서 의석수로 야3당을 압도한 여대상황을 만든 것은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이후 처음이다.또 서울의 5백28개동 가운데 56%인 2백96개동에서 신한국당이 1위로 득표,「야도서울」에서 「여도서울」로 바뀐 것은 의정사상 처음이다.
서울이 여도로 바뀐 현상이 15대총선의 가장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는 서울의 동별 득표성향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얘기다.재개발사업으로 인한 주민 구성변화와 강남북의 아파트촌을 중심으로 한 중산층의 여권 지지확대에다,야권의 분열이 여당 압승의 주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했던 강북지역도 2백93개동 가운데 56.6%인 1백66개동에서 여당이 1위를 하는등 주민들의 지지성향이 여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집계한 동별 득표현황에 따르면 5백28개동 가운데▲신한국당이 2백96개동 ▲국민회의 2백개동 ▲민주당 24개동 ▲자민련 3개동 ▲무소속 5개동에서 1위를 득표했다.서울의 전체 득표 가운데 신한국당이 36.5%를 득표해 야3당 및 무소속을 합한 46.5%보다는 뒤졌으나 야권의 분열과 신한국당의 전지역에서의 고른 득표가 압승의 주요인이 됐다.특히 국민회의는 득표율에서 35.2%로 신한국당에 1.3% 뒤졌고 1위를 한 동수에 있어서는 19.9%나 뒤졌음에도 당선율이 38.3%로 나타난 것은 국민회의가 1위를 한 동에서는 몰표가 나온 때문으로 보인다.그러나 사당 2·3동,시흥동,금호동,옥수동,왕십리,마장동,청량리,휘경동,상봉동,신내동등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했던 동네조차도 여당세로 돌아서는등 전체적으로 야당세의 퇴조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이는 14대 총선때 강남등 부유층은 국민당,중산층 아파트 지역은 민자당,강북 및 외곽 재개발지역은 민주당 지지성향으로 뚜렷이 구별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별 투표성향의 변화도 뚜렷이 나타났다.야권의 아성으로 불렸던 관악갑지역의 봉천3·4동도 14대총선에서는여당이 1천7백여표가 뒤졌으나 이번에는 7백여표가 앞서 신한국당의 이상현후보가 관록의 국민회의 한광옥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또 동작을의 사당2·3동과 금천구의 시흥동등에서도 역전현상이 나타나 신한국당의 유용태·이우재후보가 국민회의 중진인 박실·이경재의원을 제치는 결과로 나타났다.
정치1번지로 불리는 종로의 경우,14대 총선때에는 당시 민자당의 이종찬후보가 21개동 가운데 19개동을 석권했으나 이번 선거에는 신한국당의 이명박후보에게 15개동에서 뒤져 정당을 바꾼 중진의원에 대한 식상함과 여권지지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중구의 경우도 마찬가지.14대때는 민주당의 정대철후보가 18개동 가운데 15개동에서 1위를 했으나 이번에는 신한국당의 박성범당선자가 17개동에서 1위를 하는 대역전현상이 일어났다.특히 이 지역에서 야당의 몰표가 나왔던 신당4·5·6동은 재개발로 인해 여당성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중랑을지역은 신한국당의 김충일후보가 지난 14대총선에서는 12개동 가운데 망우1·2동에서만 1위를 했으나 아파트가 들어선 상봉·신내동등 9개동에서 1위를 기록해 승리를 낚았다.
그러나 공단지역등 서민층 밀집지역에서는 여전히 야세가 강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구로갑의 국민회의 정한용후보는 9개동 가운데 고척1동등 7개지역에서 승리해 3선의원인 신한국당의 김기배후보를 물리쳤다.금천의 신한국당 이우재당선자도 12개동 가운데 시흥 1∼5동등 7개동에서는 승리했으나 공단에 인접한 독산동 일대에서는 국민회의 이경재후보에게 뒤졌다.
결국 동별 지지성향으로 본 서울의 표심은 재개발 등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세대교체에 대한 희망,야권분열 및 중진급의원들에 대한 실망등이 여도로 돌아선 주요인으로 분석된다.〈김동준 기자〉
1996-04-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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