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정치관심 반비례” 추세 반영/사상최저 투표율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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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4-12 00:00
입력 1996-04-12 00:00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사상 처음으로 60% 대로 떨어진 것은 선거 무관심층이 전보다 크게 늘어났음을 의미 한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정치 무관심 또는 선거 무관심층이 늘어나는 것은 선진국에서도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향이다.
소득이 상승하면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대상이 정치 보다는 여가나 유흥에 쏠리게 마련이므로 우리의 총선투표율이 대를 거듭할수록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선관위의 분석이다.
실제로 85년 12대 이후 역대 총선 투표율은 계속 하향곡선을 그려왔다.12대 때 84.6%였던 것이 13대에는 75.8%로 낮아졌다가 14대에는 71.9%로 겨우 70%를 넘었다.
무관심을 주도하는 젊은 세대의 비율이 높으면 이들의 주권 포기가 투표율 저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게 나타난다.이번 총선의 20대와 30대 유권자는 55.8%로 절반이 넘는다.
투표율 저하의 다른 이유로는 이번 선거가 뚜렷한 정치적 쟁점이 적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과거 권력집중형 정부 아래 실시됐던 과거의 선거에서는 치열한 여야의 공방을 이끌어낸 정치적 이슈가 많아 유권자들의 관심과 아울러 투표를 유도하는 요인이 다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독재의 종식과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정치적 공방을 제공할 「핫이슈」가 그만큼 적어 선거가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비슷비슷한 공약과 한목소리 같은 정견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해 기권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여야 정당과 후보들의 상호 비방과 폭로전,흑색선전,금품살포와 같은 불법 선거운동의 작태가 유권자들에게 혐오감을 주어 투표를 아예 포기하도록 유도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결국 총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진 것은 정치 불신을 조장하는 우리 정계의 그릇된 풍토가 유권자의 무관심과 맞물려 신성한 주권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손성진 기자〉
1996-04-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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