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싸웠다 한국 축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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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3-26 00:00
입력 1996-03-26 00:00
일본도 꺾자 통쾌한 승리였다.25일 새벽1시 96애틀랜타올림픽축구 아시아지역예선준결승전에서 한국이 중동의 강호 이라크를 물리치고 올림픽본선진출을 확정짓는 순간,잠을 설치면서 TV로 이경기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연속골을 터뜨린 최용수가 페널티킥을 실축,해트트릭을 놓친 점과 경기종료 직전 한골을 내준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이날 경기는 우리 젊은선수들의 투혼과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멋진 한판이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88년서울대회,92년 바로셀로나대회에 이어 올림픽본선3연속출전의 쾌거를 이룩했으며 84년 LA올림픽예선 3∼4위전에서 이라크에 0―1로 분패,본선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악몽을 12년만에 시원하게 설욕했다.

또 이날의 승리는 법정에선 두전직대통령,공직자 부패,학원폭력등 이런저런일들로 착잡했던 국민의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었다.23살이하의 우리 젊은이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어려운 여건을 헤쳐가면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데 대해 치하와 격려를 보낸다.

이제 남은것은 오는 27일 펼쳐질 일본과의결승전이다.한국과 일본이 모두 올림픽본선티켓을 확보했기 때문에 결승전은 별의미가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않다.이번 한·일전은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나라가 개최지 결정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펼치는 한판이라는 점에서 두나라 국민은 물론 세계축구계의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축구가 결승전에서 일본을 격파,월드컵유치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줄 것을 기원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이번 예선전에서 나타난 일본축구의 전력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특히 측면돌파와 압박수비가 장기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우리 젊은선수들이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투지로 밀어붙이면 충분히 무너뜨릴수 있을 것이다.상대가 일본이라는 사실하나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의 투지는 타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1996-03-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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