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의 승부/권오휴 레오버넷선연 대표이사(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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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3-20 00:00
입력 1996-03-20 00:00
TV광고만큼 불경기를 모르는 광고도 드물 것이다.연일 TV광고를 하려고 밀려드는 광고주를 처리하지 못해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를 봐도,3개 TV방송국을 통해 작년 한햇동안 나간 광고비가 무려 1조3천억원에 이른걸 봐도 TV광고의 수요폭주는 가히 세계적이다.

이렇게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니까 많은 입에 고루 먹이를 넣어주기 위한 편법으로 프로그램 시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광고시간을 자꾸 쪼개다 보니 이제는 15초가 일반적인 광고시간으로 정해졌다.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나가는 20초짜리 3개와 30초짜리 1개를 넣고 계산해도 전체광고의 75%이상이 15초짜리로 한정되었다.

제품 이름 하나 알리기에도 바쁜 시간안에 제품의 상대적 강점과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이점을 소구하자니 이건 보통의 난제가 아니다.하물며 광고만 나오면 으레 채널을 돌리는 소비자를 잡으려면 엄청나게 효과있는 창의적 아이디어로 시청자를 꽉 붙잡아야 한다.

따라서 광고회사들은 피나는 노력으로 기억에 남는 광고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한 아이디어로만 전달하지 결코 두가지 이상을 생각지 말라,천가지 말에 해당하는 좋은 그림을 생각하라,15초니까 60초에서나 가능한 「스토리」가 있는 CM은 아예 생각지도 말라,15초 CM은 차라리 움직이는 「포스터」나 「빌보드」로 생각하라,「보디카피」가 없는 좀 긴 「헤드라인」이라고 생각하라….

어느 유명한 광고인이 말하기를 훌륭한 광고는 단기적으로 판매를 올리고 장기적으로 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도록 신선하고,과감하고,인간적이고,믿을 수 있으며,주제에 충실한 광고여야 한다고 했는데 과연 15초속에 이 작업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자칫 잘못하면 한번에 5백만원이 흔적도 없이 날아가는데….
1996-03-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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