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높여야 여당이 이긴다”/박찬종 수도권선대위장「유세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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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3-14 00:00
입력 1996-03-14 00:00
◎“지역별로 설득력있는 공약개발/여론조사 믿지말고 발로 뛰어야”

신한국당의 박찬종 수도권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지역 47개 지구당 사무국장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유세특강」을 실시했다.8차례의 선거를 치르면서 터득한 「박찬종식 선거기술」을 전수하는 자리였다.소부대 선임하사격인 사무국장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일이 메모했다.

이례적인 총선전략 특강은 종로구 관훈동 신한국당 서울시지부 회의실에서 마련됐다.서울지역 지구당 당직자 3백여명이 참석한 수도권선대위 발족식 직후였다.「서울 과반수로 총선 과반수」를 다짐한 행사장의 열기가 회의실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박위원장은 통일한국의 구심점이 될 서울을 『지역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지역감정의 중화지대로 만들자』며 세부적인 필승전략을 하나하나 짚어갔다.우선 이번 총선에서는 기존의 선거 개념을 1백80도 바꿔 「집권야당」이라는 각오로 싸울 것을 충고했다.개혁의 여파로 과거 금권과 관권의 옹호와 조직의 우세로 당선되던 「집권여당」의 전략은 이제 무용지물이됐다는 것이다.「오리발시대」는 가고 「곰발바닥시대」가 왔다며 『허허벌판에서 돈대신 발로 뛰는 선거』를 독려했다.

그는 『현실이 그러니』 이번 선거에서는 『무조건 투표율을 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과거에는 여당이 투표율을 낮추려고 추운 날을 투표일로 잡기도 했으나 『조직 가동비도 없는 상태에서는 이판사판으로 늘어난 부동표를 잡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수도권 투표율이 낮으면 국민회의나 자민련에 득이 된다』고 고민도 털어놨다.

현재의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절대 믿지 말 것도 주문사항에 포함됐다.『4·11총선은 그야말로 박빙의 싸움으로 예측을 불허한다』면서 『부동표가 많은 현실에서 우세든 열세든 여론조사 결과만 믿다가는 땅을 치고 통곡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권자에 대한 접근방법도 예시했다.『개혁의 완성을 위해 표를 달라』는 막연하고 모호한 방식에서 벗어나라는 것이었다.문민개혁의 잘잘못이나 일부 불균형 사정을 솔직히 인정한뒤 『그래도 부패공화국의 유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유권자를 설득하라고 권했다.



그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살공약」으로 『유권자의 마음에 호소하라』고 덧붙인뒤 직업 연설꾼보다 친척이나 주변사람들을 운동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이어 『집권당으로서의 프리미엄이라고는 설득력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것 뿐』이라며 지역별 공약개발을 위해 중앙당과의 유기적인 협조 관계 유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박위원장과 박승웅 선대본부장,황영하 직능위원장,김수한 고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세기 서울시지부장이 인사말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경제문제나 외교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가는 것은 물론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총선필승으로 정치안정을 이뤄야 한다』면서 『서울 선거구는 하나라는 각오로 함께 뛰자』며 화합과 단결을 강조했다.<박찬구 기자>
1996-03-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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