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KT 「오월동주」/강릉행 기내서 조우 “본체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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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2-24 00:00
입력 1996-02-24 00:00
공교롭게도 강릉행 비행기에 함께 오른 것이다.돌아올 때도 역시 같은 비행기를 탔다.민주당 분당의 두 당사자가 4·11총선에서의 영토확장을 위해 강원도로 내달리는 길목에서 맞닥뜨린 것이다.오월동주가 아닌 「오월동비」인 셈이다.
김총재는 이날 강릉갑(위원장 김진하)·강릉을(위원장 이참수)지구당 창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이고문은 장을병 당공동대표의 삼척지구당개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행을 이끌고 상오 11시45분발 강릉행 KAL 163기에 함께 올랐다.지난해 7월 분당이후는 물론 그전에도 비행기에 함께 오르기는 처음이라는 전문이다.
탑승 전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시작된 이들의 어색한 조우는 강릉상공까지 계속됐다.첫인사는 김총재가 귀빈실에 먼저 도착해 있던 이고문을 찾아와 청했다.『오랜만입니다.얼굴 좋아지셨습니다』(김총재)『안녕하셨습니까』(이고문)『어쩌다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됐습니다』(김총재)『…』(이고문).
악수만하고 1분만에 돌아선 이들은 기내에서도 줄곧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앞에서 두번째 줄의 5개 좌석중에서 김총재는 가장 왼쪽에,이고문은 가장 오른쪽에 자리했다.
김총재는 줄곧 신문을 뒤적였고 이고문은 가끔 창밖을 내다보기만 했다.오늘의 적이 된 어제의 동지들은 서로에게 눈길 한번 건네지 않았다.
강릉과 삼척에서 열린 지구당행사에서 두사람은 잠시전의 불편했던 기억을 털어내려는 듯 「강력한 제1야당 건설」과 「3김시대 청산」을 그 어느때보다 강도높게 역설했다.<삼척=진경 호기자>
1996-02-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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