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불심 끌어안기”/김 대통령·불교지도자 오찬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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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2-22 00:00
입력 1996-02-22 00:00
김영삼 대통령은 21일 낮 청와대에서 불교계 지도자 13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국정 전반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모임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지난달 21일 김대통령이 국군중앙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볼때 경호문제로 정부와 불교계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었다.이날 오찬은 그런 오해를 푸는 자리였던 셈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와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는 종교인들이 타종교를 서로 존중,화합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배석한 김영수 문체부장관에게 『종교인들이 공존·공영하는 풍토가 조성되도록 종무행정을 펴나가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또 『우리 불교는 1천6백여년에 걸쳐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나라에 위기가 닥칠때마다 국난 극복에 앞장서온 호국불교의 전통을 지켜왔다』면서 『불교지도자들이 「역사 바로 세우기」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송월주 조계종총무원장은 『정부가 불교계의 현안을 많이 해결해 주었는데도 정부와 불교계간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일이 없도록 불교계 지도자들도 노력할테니 정부도 정책 입안 및 집행과정에서 세심한 배려를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윤여전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오찬에 참석했던 한 불교계 지도자는 『송원장이 김대통령의 종교문제,정부 인사문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했고 대통령도 진솔하게 답변했다』며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 메뉴는 칼국수였다.청와대측은 멸치 대신 다시마 국물에 칼국수를 끓이는등 작은 부분까지 배려하는 인상이었다.
오찬에는 송총무원장 외에 최혜초 태고종·전운덕 천태종·이홍파 관음종총무원장,김낙혜 진각종통리원장,방지하 조계종중앙종회의원 등 종단대표와 임송산 중앙승가대학장 등이 참석했다.그리고 정부와 불교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온 권익현 의원(국회정각회장),김명윤 전 의원(한국불교단체총연합회장),서석재 전 총무처장관(전국회정각회장)도 자리를 같이 했다.<이목희 기자>
1996-0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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