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여객 가장 김포공항 사전답사/중국인 밀입국수법 백태
기자
수정 1996-01-20 00:00
입력 1996-01-20 00:00
중국인의 밀입국기도가 중국과 국내에서 활동중인 중국인 밀입국알선조직에 의해 주도면밀하게 이뤄져온 사실이 검찰조사결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검찰에 적발된 중국인으로 구성된 「복건성 밀입국알선조직」은 밀입국희망자가 미리 2∼3차례 통과여객으로 가장해 김포공항에 도착,공항사정을 답사케 하는가 하면 입국을 거부당한 같은 처지의 사람으로부터 밀입국요령을 배우도록 하는 등 치밀한 준비작업을 거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 조직을 거치지 않은 밀입국자 가운데 상당수는 홍콩에서 여권위조단을 통해 구입한 위조여권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조사돼 여권에 대한 감시체계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에 적발된 「복건성 밀입국알선조직」은 지난해 5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경기도 안산의 피혁제조회사 공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승영씨(22)가 중국 복건성에 사는 정금련(50대중반)씨와 연계해한국에서 취업을 원하는 중국인을 모집해 우리 돈으로 1인당 70만원을 받고 밀입국을 알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희망자가 밀입국하면 국내 브로커인 정씨가 김포공항에서 이들을 안내해 취업을 알선해주었다는 것.최근 밀입국하다가 적발된 중국인 밀입국자도 모두 이들의 소개를 받아 밀입국한 복건성 출신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은 주로 통과여객을 가장해 공항에 도착한 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입국심사대를 빠져나오는 전형적인 도주형 밀입국수법을 사용해왔다.최근들어 밀입국하다 적발된 허기평(27)씨등 중국인 밀입국자 모두는 사이판발 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높이 1백50㎝인 입국심사대를 밑으로 기어 통과했다.
검찰은 이들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권위·변조에 의한 밀입국수법이라고 강조했다.이들 대부분은 홍콩인은 입국사증이 없이도 입국할 수 있는 점을 악용,사진을 바꿔치기한 홍콩인 명의의 위조여권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위·변조로 적발된 건수는 91년 1백37명,92년 2백44명,93년 2백59명,94년 3백73명,95년 5백28명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밀입국하려다 적발된 외국인은 5천5백28명.중국인은 5백25명이었으며 이들 가운데 3백4명은 위·변조여권으로 밀입국하다 적발됐다.
이와 관련,법무부 출입국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밀입국수법 가운데 위·변조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스탬프로 돼 있는 심사인을 미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티커식(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비자를 여권에 덧씌우는 것)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주병철기자>
1996-01-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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