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정책/나웅배부총리 인터뷰(올해 국정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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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1-18 00:00
입력 1996-01-18 00:00
◎“금융·토지부문 규제 대폭 완화”/경기급락 막게 간접자본예산 조기 집행/올 7∼7.5% 경제성장 목표 달성 무난할 것

□대담=김영만경제부장

나웅배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7일 본지 김영만경제부장과 새해 경제운용 전반에 관해 「국정대담」을 가졌다.

­엊그제 청와대서 고위당정을 한 것으로 보도됐는 데,증시부양대책이 논의됐습니까.

▲만나기는 했지만 논의할 만한 사안이 못돼요.

­그렇습니까.재경원에서 증시대책을 곧 발표할 것처럼 보였었는데….

▲증시는 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입니다.또 많은 사람이 저축과 투자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그러나 당장 내놓을 특별한 대책은 없습니다.증권시장이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해 나가도록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에서는 증시안정대책을 촉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정부로선 증시가 안정되도록 주시하겠다는 말 이외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증시에 대해 재경원 장관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 업무계획에서 경기급락을 막겠다는 뜻을 밝히셨는 데요.

○증시부양 고려 안해

▲경기 연착륙을 위해 재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딱 두가지입니다.하나는 재정에서 직접 하는 것입니다.올 예산 중 사회간접자본 관련예산을 상반기에 61% 배정했습니다.과거에 비해 많은 것입니다.가능하면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예산을 재정에서 조속히 집행,경기급락을 막을 생각입니다.둘째는 기업의 시설투자를 유발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지원을 하는 것입니다.시설자금이나 외화대출을 늘려주는 것 등이 그 예입니다.올해 설정한 7∼7·5%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큰 무리가 없으리라 봅니다.수출이 작년처럼 30%는 워낙 이례적인 것이고….올해에도 18% 가량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지나치게 죽은 게 아닙니까.

▲위축된 게 사실이에요.그래서 지표를 주시하고 있는 데,1∼2월은 학교 등록금 준비하느라 소비가 언제나 약간 줍니다.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선거철인데 좀 늘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선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그런 뜻이 아니라,돈이 돌아야 되는 게 아니냐는 얘깁니다.

▲경제는 순리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봅니다.선거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주는 영향은 아주 적습니다.다만 심리적으로 선거가 있으면 좀 흐트러지는 게 사실입니다.경제를 순리적으로 움직여 국민이 안심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재계 끌어안기가 가시화될 것 같은 데요.대통령은 언제 쯤 재벌총수들을 만날 것 같습니까.

▲그 시기는 대통령이 결정하시겠죠.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이라는 불행한 일로 기업들이 위축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그러나 앞으로도 그릇된 정경유착의 관행을 차단하고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은 보장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입니다.경제수석을 전경련회의에 보낸 것은 기업활동을 왕성하게 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적절한 시기에 대통령이 전달할 것으로 봅니다.

­기업의 시설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책으로 뭘 구상하고 계십니까.

○시기 대통령이 결정

▲예의 주시하며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하겠습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에 개혁을 촉구했습니다.혹시 정부와 「짜고 하는」 것은 아닙니까.

▲짜고 한다고요?(웃음) 사실 우리 경제부처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정착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해왔는 데 부분적으로 관료화·경직화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반성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봐요.국경없는 무한 경쟁시대에 정부의 행정 서비스가 다소 떨어진다는 것도 당연한 지적입니다.적어도 행정서비스는 국제적으로도 손색이 없어야 된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정부가 투자한 KDI가 이견을 내거나 비판하는 것을 싫어하는 분위기가 있는 데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지난 번 전경련회의 때에도 재경원이 규제완화가 안된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국제적인 규제완화는 국제 경기흐름과 연결되기 때문에 이제 착수해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그래서 「규제완화 작업반」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저는 기업에도 있었고 정치권에도 있어봐서 압니다.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기변신을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합니다.

­규제완화를 강조하시는 데,특정 분야를 생각하시는 게 있습니까.

▲금융분야가 그렇습니다.다만 경제의 안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예를 들어 환율은 시장기능에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까.지금과 같은 경상수지 적자시대에 환율은 절하압력을 받습니다.그러나 외국으로부터 돈이 들어오는 것은 절상압력입니다.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시장 개방이 압력이 될 수 있습니다.이런 부분이 함께 고려돼야 지요.

­작년에 기업의 해외투자를 규제했습니다.산업공동화를 우려하면서….

○경제 안정운용 역점

▲아직은 공동화는 아닙니다.해외투자를 인위적으로 막기보다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기업할 수 있도록 국내여건을 개선하는 데 정책초점을 맞춰야 합니다.토지나 금융비용·인건비·물류비용 등 이런 부문의 규제를 풀어 기업하기 좋게 유도해야 합니다.

­인건비야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고,토지나 금융비용에 대해 구체적인 복안이 있습니다.

▲지금 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조금 더 지켜봐 주십시오.대폭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규제완화의 의지가 역대 어느 부총리보다 강하신 데….

▲앞으로 규제완화는 단순한 절차개선이나 양적 규제완화에서 탈피해 기업활동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핵심규제를 풀어나갈 계획입니다.이를 위해 정부와 연구기관 합동으로 경제규제완화작업반을 구성 중에 있습니다.이 작업반에서 토지이용과 개발제도,기업의 자금조달과 관련한 금융제도,산업진입규제 등이 중점 추진대상이 될 것입니다.

­직접 말씀하실 사안인 지 모르겠으나 현대그룹의 제철소 건립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기간산업은 이제까지 규제와 보호속에서 컸습니다.일본 차가 수입되지 않고 있는 것은 수입선 다변화 제도 때문입니다.일종의 보호정책이지요.대규모 사업진행은 정부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는 게 바람직합니다.반드시 조정을 해야 합니다.기간산업들이 보호를 받지 않는 것같지만 아직도 여러 보호틀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기업주들은 알아야 합니다.특히 제철소는 정부와 협의하는 게 기업으로서도 국가로서도 바람직합니다.중소기업 등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부분과 다르지 않습니까.

­실물경제의 안정을 굉장히 중요시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재계에서도 그런걸 알고 있습니까.

○기업 투명성 확보를

▲그러는 것 같습니다.다만 누구나 기업의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현대그룹에 이어 선경에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외이사제나 공인회계사 감사제도의 보완,소액주주의 경영점검제 도입 등은 강화돼야 합니다.

­재벌의 상속·증여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유의 집중이나 지배주주의 현상은 법의 테두리안에서 해소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은법 개정을 재추진 합니까.

▲며칠전 이경식총재를 만났습니다만,한은 독립문제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상 문제입니다.조화가 중요합니다.내 첫직장이 한은입니다.5년 일했습니다.정서적인 경쟁관계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법보다는 운영과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봅니다.가까운 시일 안에 금통위원들과도 만날 것입니다.<정리=권혁찬·오승호기자>
1996-01-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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