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전국구전술」/양승현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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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30 00:00
입력 1995-12-30 00:00
DJ(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15대 총선 전국구 진출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벌써부터 이를 둘러싸고 당내·외에서 말들이 많다.그의 전국구행은 병자년 새해의 정국향방과 그의 향후 구상,그리고 15대 대선 행보의 「방향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리라.

정작 DJ에게 이 문제를 물으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묻고 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릴 뿐이다.여론의 향배를 의식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박지원 대변인이 『여러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총재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라며 진화에 나선 것을 보면 이 문제가 DJ에게도 까다로운 문제인 것같다.

그러나 「의견의 존재확인」 대목과 「총재 개인적」이라는 표현이 눈길을 붙잡는 것은 왜일까.「전국구는 한번」이라는 정치권의 불문율 비슷한 관행을 깨는 세번째 전국구라는 점,그리고 과거 총선경비 마련 차원에서 행해진 이른바 「공천장사」 잡음 탓만도 아니다.거기에는 DJ만이 아는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DJ의 첫 전국구 진출은 87년 평민당시절 13대 총선 때였다.앞서 있었던 13대 대선에서 노태우­김영삼후보에 이어 3위에 머문 그는 전국구 11번째 후보로 등록,유권자 앞에 다시 섰다.당시로는 파격의 선택이었다.다음날부터 『DJ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그 결과 평민당은 전국구가 17번까지 당선되는 예상밖의 「총선 대성공」이란 성과를 올렸다.

14대 총선 때는 정계를 떠나는 바람에 의원직에서 도중하차했지만,대권후보에 걸맞게 전국구 1번으로 출전했었다.



내년 총선은 내각제개헌 가능성을 비롯,정계개편 그리고 무엇보다 15대 대선이란 엄청난 정치 일정을 앞둔 중요한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DJ 스스로도 내년 정국은 예측이 어렵다고 말한다.그런 그가 원외에서 팔짱을 끼고 있을 것으로 보는 유권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DJ가 전국구출마를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계복귀에 대한 국민의 확실한 승인절차로 이용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내각제 개헌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13대 총선 때처럼 하위 순번으로 나서 득표율을 높이려는 작전용 아니냐는추측도 나온다.이번엔 어떤 생각일까.DJ의 정치 전술은 범인들이 헤아린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1995-12-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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