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체제 개편」일단 물밑 잠복/김 대통령의 김대표 재신임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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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29 00:00
입력 1995-12-29 00:00
한 관계자는 『김대표가 기분을 좋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이로써 김대표가 표현하듯 「하주(김대표의 아호)흔들기」,즉 부총재제 등의 전환문제는 일단 물밑으로 숨어들고 김대표 체제의 유지가 확실하게 됐다.
이날 주례보고는 최근 여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부총재 또는 최고위원제 도입문제를 둘러싸고 정가의 관심을 모았다.그 결과에 따라 김대표의 거취문제를 포함해 구 여권 세력의 향배가 결정될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권 일각에서는 김대통령김대표로 이어지는 단일지도체제를 부총재제 또는 최고위원제 등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여기에 김대통령이 하루전 이회창 전국무총리를 단독으로 만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묘함을 더해준 형국이었다.이전총리는 부총재 또는 최고위원으로 영입하는 「카드」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하주위상 변화와 바로 연계되는 사안이다.하지만 이날 김대통령의 재신임을 계기로 지도체제 개편문제는 당분간 논의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물 건너간 것으로 관측되지는 않고 있다.만일 부총재제를 도입하더라도 그를 수석부총재로 앉힘으로써 충분한 「예우」를 유지하겠다는 게 여권 일각의 복안이기 때문이다.또 이전총리 등을 영입하게 된다면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가능성이 많아졌다.
하주도 부총재제로의 전환 자체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반대하지 않고 있다.총선 승리를 위한 당력 집중 차원에서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도 사석에서 내비쳤다.다만 그 논의과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그는 최근 사석에서 『그러한 견해들이 있다면 공식 논의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자신이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는 움직임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얼굴없는」목소리를 「하주흔들기」로 보는 탓이다.그래서 이 부분만은 주례보고에서 분명히 정리를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주는 지도부의 외부 영입설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최형우,이한동의원등 민주계와 민정계 중진을 당 운영에 참여시키는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는 있다.하지만 그로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이들의 전면 재등장을 반길 사안이 아님은 틀림없다.
김대표는 이날 주례보고 결과를 청와대측에서 발표하도록 요청했다.김대통령의 의중이라는 무게를 실어 일각의 「축출」내지 「깎아내리기」움직임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박대출 기자>
1995-12-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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