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성탄(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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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26 00:00
입력 1995-12-26 00:00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남쪽 10여㎞,사해까지 계속되는 「유다의 광야의 끝」에 있다.인구 4만5천여의 보잘것없는 소도시.

그러나 광야에 버려진 황막한 베들레헴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예수그리스도가 탄생한 곳인 때문.동방박사 세사람이 별의 인도를 받아 당도했던 아기예수가 태어난 그곳에는 지금 「탄생지 교회」가 세워져 있다.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다.그리스도교도들의 영원한 성지.BC 994년 이스라엘왕국 제2대 왕 다윗이 태어난 곳도 바로 이곳이다.

2천여년 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이었던 이곳이 이스라엘에 병합된 것은 67년 「6일전쟁」때.28년 동안 이곳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는 끊임없는 전쟁이 계속돼왔다.이스라엘과 아랍세계간의 땅싸움 역사는 짧게는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한 48년부터 길게는 2천여년,근원적으로는 5천여년 전의 구약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토록 길고긴 세월 동안 피맺힌 땅인 베들레헴이 평화적으로 팔레스타인 수중으로 넘어가게 된것은 지난 9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체결된 2단계 자치확대협정 때문.

중동평화의 획기적인 이정표로 평가된 이 협정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은 2천여년 살아온 베들레헴을 다시 차지하게 된것이다.그러나 이 협정을 주도했던 이스라엘의 라빈총리는 베들레헴을 넘겨준 데 불만을 품은 이스라엘 극우세력에 의해 2개월후 피살되는 또 한차례 비극적인 피의 역사를 기록했다.



이 평화협정에 따라 베들레헴 행정권이 팔레스타인에 이양된 게 성탄절 불과 4일전인 지난 21일.베들레헴의 올해 성탄절은 그래서 특별했다.이날 팔레스타인인들은 거리에 몰려나와 춤추고 노래하며 성지해방을 경축했다.

예수의 성지가 팔레스타인 행정구역에 편입된게 종교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를 것이다.그러나 누천년 싸워온 땅이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이양됐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님의 축복일 것이다.<임춘웅 논설위원>
1995-12-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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