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정권 내부 갈등의 증거/북한군 이상동향 워싱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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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15 00:00
입력 1995-12-15 00:00
◎군 전진배치 새로운 상황으로 안봐/식량난 위기 심화되면 도발 우려도

최근 수주간 나돌고 있는 북한군의 이상동향설은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으로 해석되기보다는 북한 권력구조 내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10월 하순부터 휴전선 일대에 병력과 장비의 집결 및 수백대의 전투기가 동원된 강도높은 훈련 등 북한군의 집중적 군사행동이 포착되면서 나돌기 시작한 북한군의 이상동향설은 한국이 비자금과 5·18문제로 인한 2명의 전직대통령 구속 등 내부적 혼란을 겪고 있는 시점이어서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의 우려를 낳게 했다.

미국무부의 번스 대변인은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의 전진배치는 한반도에서 새로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미국은 지난 수주간 한반도의 군사적 상황이 중요한 변화를 초래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또 12일 한국 이시영 외무차관과 스트로브 탈보트 국무부부장관,조셉 나이 국방부 국제안보담당차관보 등 양국의 외교안보 고위당국자들이 참석한 한미고위전략대화에서도 북한의최근 정세가 한·미간의 상시적 대응체제에 영향을 줄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북한군 이상동향설을 『김일성 사후 17개월이 지나도록 후계체제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지난 여름 대홍수로 인한 기근 등 극도의 경제침체 속에서 개방과 수구세력의 갈등 등으로 북한 내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북한정권이 엄청난 긴장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지도체제의 불안정은 북한의 지도부가 파당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것은 내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13일 유엔차원에서 북한 식량원조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이 국제적 지원의 저조로 북한에의 식량원조 활동을 중단한다고 시사한 것은 북한의 국제적 고립화와 식량문제의 심각성을 증명하고 있다.이같은 북한 위기상황의 심화는 결국 전쟁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낳고 있다.

미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윌리엄 테일러 부소장은 최근 한 기고문에서 『한국의 정치적 불안으로 북한의 오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미언론 등 온통 미국의 관심이 한국의 비자금·과거청산 등 정치적 혼란에만 집중하고 북한의 움직임은 간과하고 있는데 대해 경고를 표시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1995-12-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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