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씨 출두로 수사 급진전/검찰,「F16기종 변경」 수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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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09 00:00
입력 1995-12-09 00:00
검찰의 율곡비리재수사가 8일 이종구 전국방장관의 소환조사와 더불어 김종휘 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의 개입사실이 드러나면서 급진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전장관은 이날 상오 검찰에 출두하면서 차세대 전투기를 F16으로 바꾸도록 노태우 전대통령이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 간접시인한 점으로 미루어 이번 조사에서 노씨의 개입사실을 상세하게 진술키로 「작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전장관이 지난 93년 감사원 조사결과 7억8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형사처벌을 받았으나 당시 차세대전투기기종변경과 관련된 리베이트수수사실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수사에서 새로운 혐의가 드러나면 다시 사법처리할 방침임을 비췄다.
특히 검찰은 감사원조사에서 37억원이 드나든 것으로 이미 드러난 이전장관 소유의 대동은행 충무로지점 등 4개계좌에 대한 재추적에서 이들 계좌와 연결된 모계좌를 찾는 작업을 통해 리베이트자금수수의 물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감사원으로부터 넘겨 받은 율곡감사자료(차세대전투기기종 변경관련부분)를 정밀검토한 결과 김전외교안보수석의 관련 사실을 여러 곳에서 확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김전수석이 지난 6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귀국일정을 연기했다』면서 『늦어도 다음주중으로 들어 오기로 이야기가 됐다』고 말해 김전수석의 귀국사실을 기정사실화했다.
한편 검찰은 기종변경과정에서 노씨가 미국 GD사로부터 받은 리베이트자금 일부가 홍콩의 페레그린 증권사에 분산 예치됐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 돈의 일부가 노씨의 사돈기업인 동방유량계열사인 동방페레그린증권에 유입 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을 둘러싸고 오고 간 리베이트액수와 현재 4천5백∼4천6백억원까지 확인된 노씨비자금 5천억원 전체에 대한 규명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게 검찰관계자들의 조심스런 전망이다.<노주석 기자>
1995-12-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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