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씨 평론집 「김윤식의 소설읽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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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07 00:00
입력 1995-12-07 00:00
◎94∼95년 발표된 작품·작가 대상/신선함·실험성 소설을 높이 평가

평론가 김윤식씨(59·서울대 국문과교수)의 신작 평론집 「김윤식의 소설읽기」가 열림원에서 나왔다.우리 문단에서 가장 두루 읽고 가장 왕성하게 쓰며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넓은 영향력을 끼쳐온 김씨의 최근 비평들을 모았다.「90년대 중반에 빛난 작품들」이라는 부제에서도 볼수 있듯 육순을 눈앞에 둔 지금도 젊은 작가의 목소리에 귀를 활짝 열어두고 있는 비평가의 열정이 인상적으로 드러나 있다.

지은이의 말대로 이 책은 94∼95년에 소설을 쓴 거의 모든 작가를 망라하고 있다.윤후명,한승원,오정희,김원일,박완서,이청준 등 낡음을 벗으려는 중진들의 각고를 조명하는 한편 윤대녕,신경숙,구효서,김소진,공지영,김형경 등 다양한 작품세계를 낳은 젊은 작가 현상의 의미를 짚어본다.이를 통해 김씨가 그려내는 것은 샅샅이 훑은 우리 소설의 최신 지형도이다.

지은이가 여기서 좋은 소설의 조건으로 드는 것은 잘짜인 「모범답안」이 아니라 일상에 머무른 의식을 깨는 신선함,실험성 등.이에 따라 「자의식이란 약에 쓸래도 없는 (우리)소설계보」에서 공선옥의 「시비조로 달겨드는」 「위악적인 자세」는 전에 없던 특이함으로 읽히고 어설픈 한강의 문체는 관념세계 문턱에서 피흘리는 참신한 젊음의 소리로 다시 평가된다.

같은 맥락에서 지은이는 공선옥의 비문투의 문장을 「대체 어느 국적의 말투냐」라는 정통파의 있을법한 힐난으로부터 옹호한다.아름다운 문장은 국어를 살찌우는 순기능도 있지만 작가의 숨통을 죄는 억압장치로 작용할수도 있다는 것.이같은 지적은 동시에 「문법파괴적인」 지은이의 문체에 대한 해명도 겸한다.서정인의 작품 「붕어」를 얘기하며 지은이는 다음의 문장을 선보이고 있다.「어느 공동체나 어느 분야에서도 그러하겠지만 어떤 특정인의 이름만 나오면 그 분야가 바짝 긴장하게 되는 그런 이름이 있는 법.우리 소설판에서의 그런 이름은 바로 서정인.…그러니까 서씨의 경우 붕어가 아니라 메기나 가물치라도 아무 상관없는 일.…그의 솜씨만 가면 어떤 사물도 현상도 붕어스러워지게 마련.어째서 그러한가.이 물음 속에 천금의 무게가 실려 있지 않겠는가.그 붕어스러움부터 조금 볼까요」<손정숙 기자>
1995-12-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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