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사고(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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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05 00:00
입력 1995-12-05 00:00
이때 갑자기 2층창문에서 권총소리가 들리고 소년 한명이 쓰러졌다.이 희생자는 불행하게 당시 유명한 흑인운동자의 아들인 13살난 로이 인니스 2세였다.살해자도 흑인이었다.정치적 흑막이 있느냐에 신경을 곤두세운 경찰에 출두한 살해자는 자신이 낮잠을 자야하는 노동자로서 소년들의 소음을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 사건은 극단적 사고에 속하지만 소음을 논할때 자주 거론되는 사례이다.소음공해가 수많은 사람을 폭력직전상태로까지 이끌고 정서의 파괴를 일으킨다는 것에 이제는 특별한 이견이 없다.69년 미연방정부 소음연구 10인위원회의 보고서는 「우리환경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의 점증하는 가혹성은 국가적 중대사이며 대중이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도 현재 가혹한 수준에 있다.서울경우 1백20여곳의 학교가 귀를 막고 수업을 한다.서울교육청이 89년부터 이 「소음학교」방음벽설치를 시작했으나 예산 따기부터 어려워 한해 10곳정도만 개선하고 있다.공사장소음과 주민들 항의정도는 아직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드디어 우리에게도 소음사고의 극단적 사례가 나타났다.서울 관악경찰서는 4일 이웃집 공사현장에서 나는 소음을 참다못해 건물주인을 흉기로 찌른 20대 청년을 살인미수로 구속영장 신청을 했다.이 사건 처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우리는 좀 유심히 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충남환경분쟁 조정위원회가 지난해 8월 공사장소음에 대해 재산피해 및 정신적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는 중재안을 낸 일이 있다.하지만 주택균열까지 포함해서 보상액은 1천만원.소음공해의 개념은 성립되었으나 사실로 인정하는 태도는 여전히 막연한 단계에 있다고나 할까.하긴 지금은 거대한 역사의 소음속에 심리적 안정감 찾기도 어려운 때이니까 생활소음이나 말하기가 적절치 않은지는 모르겠다.<이중한 논설위원>
1995-12-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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