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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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1-25 00:00
입력 1995-11-25 00:00
대입 수능시험 결과를 비관한 두 여고생의 자살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해마다 이맘때면 되풀이되는 수험생의 성적비관자살은 입시지옥을 실감케 하는 「수능비극」이다.설령 수능성적이 나쁘다 해도 후기대·전문대등 여러 번의 기회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에 따라 본고사에서 만회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져 있다.그런데 도대체 대학이 뭐길래 하나뿐인 귀중한 목숨을 버린다는 것인가.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절망과 좌절에 사로잡힐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객관적으로 대학입시를 다시한번 생각해본다면 그것은 젊은이 앞에 놓여진 여러 개의 가능성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가능성을 선택하는 것은 자기자신이며 삶의 과정에서 그 선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가변성을 갖는다.따라서 대학을 안 나왔어도 성공한 인생을 사는가 하면 정규대학을 나왔음에도 실패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학력을 지나치게 숭상하는 폐단이 있었다.그러나 최근 「학력」보다 「실력」위주로 평가기준이 달라지고 있으며 대기업 채용시험에도 「학력파괴」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모재벌그룹의 특수직 공채에서 전문대이하 출신의 합격자가 8%나 차지했음은 그런 추세의 반증이다.인성과 적성테스트만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리만큼 우리사회는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대학진학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없으며 각자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진출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죽음을 결단할 정도의 비상한 각오라면 성취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수능시험이 끝난 지금 수험생은 진공상태의 허탈감에 빠져 있을 것이다.내년 1월 전기대 원서마감까지 긴 공백기간에 본고사 응시학생을 제외한 고3교실은 학생의 진로선택·사회적응·취미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억압과 긴장에서 풀려난 수험생의 탈선예방에도 크게 기여하리라고 본다.
1995-1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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