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수사까진 안갈듯/검찰,「비자금사건」어떻게 마무리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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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1-23 00:00
입력 1995-11-23 00:00
◎“노태우씨 부정축재에 초점” 거듭 강조/정치자금은 정치권 스스로 해결 기대

검찰은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 여부에 대한 수사방향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표명을 계속 미루고 있다.이를 둘러싼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은 정치권의 문제일 뿐이라는 투다.불법사실이 드러나면 수사해 보겠다는 원칙론에서 요지부동 상태다.

그러나 정치권의 공방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민자당의 강삼재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노태우 전대통령으로부터 20억원 말고도 추가로 더 받았으며 이에 대한 물증도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검찰은 물론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그때 그때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응했다가는 검찰 수사가 정치권에 의해 좌우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씨 비자금 사건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검찰과 정부가 이미 의견을 모았다는 점이다.그 방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번 사건을 「노씨 개인의 부정축재 사건」차원에서 처리한다는 것이다.그리고 검찰의수사는 이러한 기조 위에서 마무리되고있는 듯한 분위기다.

검찰은 그동안 『이번 수사의 초점은 노씨 비자금의 조성 경위 및 액수』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이를 달리 표현하면 기업인들이 노씨에게 건넨 뇌물만을 중점적으로 규명하겠다는 것이다.따라서 기업인들이 지난 92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진영에 건넨 대선자금은 물론 정치인에게 준 정치자금은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봐야할 것 같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주 안에 소환될 이원조 전의원과 금진호 민자당의원이 현 문민정부의 탄생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설 등을 근거로 대선자금 등 정치자금 전반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노씨 비자금 조성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와 그 과정에 얼마만큼의 「떡고물」을 챙겼는지를 중점 조사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씨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국민의 의혹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조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대목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대선자금이다.특히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20억원 이외에 더 받은 것이 있느냐는 데 쏠려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아무도 단언할 수 없을 것 같다.설혹 검찰이 추가분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그것을 발표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이는 법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고도의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총재가 노씨로부터 20억원을 더 받았다 하더라도 김총재를 사법처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정치자금법 위반죄의 공소시효가 3년인만큼,92년 12월18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기 한달 전에 돈을 받았다면 사법처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노씨 비자금이 대선 자금에 얼마나 흘러들어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계속하고 있다.그러나 계좌추적은 기술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설사 찾는다 해도 그 규모가 몇십억 규모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딜레마가 있다.그래서 대선 및 정치자금 문제에 관한 한 여야가 검찰 조사에 협조해 관련자료를 제출하거나 자진공개 등 정치권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검찰의 전반적인 분위기다.<황진선 기자>

◎안강민 대검중수부장 문답/재계 뇌물액수 틀린 부분도 있다/비자금 일반적 사용처만 수사중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22일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의 내역과 조성경위의 규명에 열쇠를 쥔 사실상의 마지막 「대어」 이원조 전의원과 조기현 전청우종합건설회장을 23일 소환할 방침임을 밝혔다.

다음은 안중수부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이원조씨는 왜 소환하나.

▲수사기밀이다.

­이씨와 조기현씨를 동시에 부르는 이유는.

▲서로 다른 이유로 불렀다.

­이씨가 관리하는 비자금계좌가 발견됐다는데.

▲모르는 이야기다.

­이씨는 참고인 자격인가.

▲그렇다.

­이씨를 상대로 5공에서 6공으로 넘어온 자금도 조사하나.

▲조사해봐야 안다.

­금진호의원은 다시 안부르나.

▲내가 발표하는 사람 이외에는 말할수 없다.

­김종인씨는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서 돌려보낸 것인가.

▲어제 할 조사는 일단 끝냈기 때문에 보냈다.

­김씨가 3∼4개 업체로부터돈을 받아 노씨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나.

▲말할 수 없다.

­5공자금 본격 수사설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해달라.

▲수사기밀이다.어제 대답했다.아직 수사팀으로부터 보고받은 바 없다.

­노씨에 대한 서울구치소 2차방문조사는 언제 하나.

▲수사하다가 필요하면 한다.

­지금까지의 수사결과 드러난 비자금 전체액수는.

▲수사 끝나고 발표하겠다.

­3천6백억에서 더 늘었나.

▲아직 그 상태다.

­홍승환 투금협회장을 불러 무엇을 조사했나.

▲입금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불렀다는 보고를 받았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노씨에게서 받았다고 한 20억원은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됐나.

▲설사 확인했다고 해도 내가 말할 수 있겠는가.

­언론에 보도된 기업체 공여 뇌물액수 가운데 틀린 것이 있나.

▲대체로 맞지만 틀린 부분도 있다.

­드러난 뇌물액수가 현대·삼성보다 적은 대우와 동아를 영장에 대표적으로 기재한 이유는.

▲최종수사결과 발표때 보면 알 것이다.

­대선자금유입부분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고 있나.

▲전에 답변한 것과 같다.일반적인 비자금사용처에 대해서 수사하고 있다.

­재벌들에 대한 사법처리기준은 정해졌나.

▲조사가 끝나봐야 안다.<박용현·김태균 기자>
1995-11-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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