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귀국/비자금 정국 해법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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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1-21 00:00
입력 1995-11-21 00:00
◎검찰 수사 마무리때 구상 내놓을듯/“노씨가 대선자금 내용 밝히길 바라”

김영삼 대통령이 3박4일간 오사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20일 귀국했다.노태우 전 대통령 부정축재사건으로 정국이 꼬일대로 꼬인 상황에서 김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볼때 김대통령이 노씨 문제와 관련해 당장은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을 것 같다.노씨를 구속하긴 했지만 기소를 위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정치인,기업인 등 관련자가 더 소환돼 조사받고 사법처리될 여지도 있다.이럴때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다거나 수사 이후의 문제를 거론한다면 자칫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또 하나는 대통령선거자금 문제다.국민회의측이 노씨 자금 20억원 수수를 피해가기 위해 대선자금을 정치 이슈화하려 총력전을 펴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이에 대한 검찰수사가 어느정도 매듭된 뒤 다음 수순으로 가는것이 바람직스럽다.그 단계에 가서 대국민 담화라든지 기자회견을 통해이번 사건을 평가하고 정경유착을 떨치는 결의를 다지는게 순서라고 여겨진다.

이런 탓에 김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왔음에도 불구,「오사카구상」이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청와대 의전비서실은 매주 만들던 주간 일정표를 이번주에는 작성하지 않았다.김대통령은 오사카에서 귀국한 20일 하오 아무 공식일정을 갖지 않았다.21일에는 이홍구총리의 정례보고만 받는다.대통령 일정이 한주일이나 「빈칸」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외국 순방후 의례적으로 가져온 3부요인 및 국무위원,그리고 여당 당직자들과의 만남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이같은 일정축소는 김대통령의 뜻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12월초까지는 청와대의 정국과 관련된 구체적 언급이 없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그렇다고 그때까지 어떤 움직임도 전혀 없을 것으로는 속단할 수 없다.검찰수사 진전,그리고 야당의 태도에 따라 김대통령의 대처방안이 바뀔 수 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우리는 노전대통령이 검찰수사에서 정치판에 제공한 대통령선거자금 내용을 진술해주길 바랐다』면서 『구속이 됐지만 앞으로 남은 조사과정에서라도 밝혀주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한 고위관계자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분간 지켜보아야 할 겄』이라고 말했다.

노씨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대선자금 지원부분이 대체적으로 마무리되어야 김대통령의 본격적으로 미래를 향한 구상이 국민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게 이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이 언제 국민을 향해 새출발을 선언하게 될지 유동적임을 감안,다각도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제도개혁,정치풍토 쇄신,그리고 세대교체에 이르기까지 장단기 대책의 검토 폭은 넓은 것 같다.<이목희 기자>
1995-11-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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