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와리드 사우디 왕자 사업가로 “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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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9-25 00:00
입력 1995-09-25 00:00
호화궁전,전용 비행기,40인승 호화요트에 4백명의 가신,2명의 24시간 무장경호원을 거느린 아라비안 나이트 왕자 알와리드 빈 타랄.이들 식솔에게 지급되는 급료는 그러나 그의 가계비 지출의 2%도 안될 만큼 「사막의 왕자」는 갑부다.알와리드는 또한 궁핍한 서민들에게 한해에 1억5천만달러를 희사하며 가난한 왕자들을 먹여살리기도 한다.
세계 굴지의 기업체·은행·호텔·유통체인 위락시설등을 닥치는대로 매입,1백억달러의 「부의 왕국」을 건설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왕자이자 톱 경영자로 자리잡은 알와리드.왕자라기 보다는 전문기업가로 성공을 거듭하는 그에게 유수의 세계 경영인들이 경이로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알와리드는 현 파드국왕의 조카로 재무장관직을 맡고 있는 타랄의 아들이다.
올해 38세인 알와리드의 다음 목표는 이탈리아의 전직 총리이자 언론재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TV매체 인수를 성사시키는 일이다.한때 미국 CBS매입에도 관심을 가졌던 그는 이탈리아 TV왕국의 12억달러 상당의 주식 매입을 놓고 요즘 호주출신의 황색 언론재벌 루퍼트 머도크와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않는 알와리드는 지난 70∼80년대에 오일달러를 흥청망청 낭비하던 아랍의 귀족이나 거부들과는 달리 사업수완이 출중하다.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멘로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전과목 A학점을 받을 정도로 학업성적도 우수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디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는 레흐만 브러더스,메릴 린치,골드만 삭스등 투자자문회사의 신용조사 자료로 가득차 있다.그는 핵심측근 10여명의 자문을 받아 당장 목전의 수익보다는 3∼4년후,아니면 10년후의 투자전망을 더 중시한다.그리고 대중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그는 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대리인을 내세워 리야드에서 무선전화를 통해 지시한다.
그 좋은 사업 성공사례가 15년전 미국 중앙은행(FRB)으로부터 부실기업 판정을 받은 시티은행의 주식을 다량 매입할 때의 일이다.측근들은 주식인수를 적극 만류했지만 그는 주당 16달러에 이 은행 보유 주식의 9.9%를 과감히 사들였다.현재 시티은행 주가는 당시보다 4배 이상(주당 67달러) 올라 이 은행내 그의 자산을 2백80억달러로 늘렸다.
적자 투성이인 유로 디즈니랜드에도 3백50억달러(24.8%의 주식보유)를 투입했지만 투자전망이 밝다고 판단하고 있다.
알와리드는 또한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1억6천만달러(50%),샌프란시스코의 페어먼트 유통체인에 4천만달러(50%),토론토의 포시즌 호텔에 1억2천4백만달러(26.6%)등을 투자해 호텔업계 종사자들을 놀라게 한다.
현재 이들 호텔에 대한 투자가치는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오히려 그는 5년 이내에 호텔수를 40개,10년후에는 80개로 늘릴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알와리드는 그러나 커크 커코리언 회장의 크라이슬러 자동차,영국 사치 & 사치 회사의 주식 인수제의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했다.
그의 사업 스타일과 관련,사우디 거부 아므로 카쇼기는 『외국 기업인들과 공동출자를 통한 그의 사업수완이 점차 세련되고 있다』며 『실패를 거듭하는 다른 왕족들과는 달리 알와리드는 한해에 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사우디 주재 한 전직 미국대사도 『그는 여러 분야에서 성공을 하고 있고 자신에 대해서도 엄격하다』고 전한다.
아랍 TV & 라디오(ART)를 소유하고 있는 알와리드는 특히 언론매체와 할리우드의 쇼비즈니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그래서 그는 자신의 전용 비행기를 보내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점심식사에 초대할 정도로 절친하다.영화,만화영화,리조트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초대형 멀티미디어 왕국을 겨냥하는 두사람은 최근 비밀협정에 서명,더욱 주목되고 있다.
비교적 비대한 몸집의 아랍귀족과는 달리 알와리드는 주치의가 처방해주는 하루 1천3백 칼로리의 영양분만 섭취할 정도로 절제력이 뛰어나다.한밤중에 조깅을 하고 새벽 4시에 잠자리에 들며,반드시 오후 4시에 점심식사를 하는 괴벽의 소유자이기도 하다.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절제한 식사로 몸이 뚱뚱해지는 것이다.<윤청석 기자>
1995-09-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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