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배우 백성희(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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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8-01 00:00
입력 1995-08-01 00:00
그녀의 무대생활 반세기는 연기자 개인의 위대한 성취일 뿐만 아니라 우리 연극계의 온축이 깊고 넓어졌음을 의미한다.그만치 유장한 호흡과 전통을 우리 연극계가 갖게 된 것이다.
백씨의 연극에 대한 사랑과 정열은 신앙에 가깝다.『욀 대사가 한마디만 있어도 무대에 선다』는 게 그의 신조다.『모래알만큼의 연기를 위해서 우주만큼의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연극배우』라고 그는 생각한다.따라서 연극에 대한 그의 치열한 장인정신은 구도의 경지에 가깝다.연극인 백성희를 후배연극인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토록 많은 작품에 출연해온 원로이면서도 『첫날 공연 막이 오르기 전에는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린다』고 술회한다.매너리즘을 거부하는 노연기자의 순수한 열정이 외경스럽다.배역을 맡으면 작중인물을 끝없이 탐구하여 마침내 자신과 완전히 일치시키는 그녀의 노력은 비범하고 치열하다.백성희 연기의 비결이 그속에 묻혀 있을는지 모른다.
카랑카랑한 금속성 목소리로 무대를 압도하는 백씨는 『지팡이를 짚고라도 언제까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지니고 있다.
그의 연극인생 52년을 기념하는 무대가 1일부터 서울 정동극장에 마련됐다.나이를 잊은 원로연기자의 의욕넘치는 무대에 관중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무대지기 52년」의 외길인생,그 역정이 우리 연극계를 풍요하게 가꿔온 것이다.<번영환 논설고문>
1995-08-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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