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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7-27 00:00
입력 1995-07-27 00:00
해마다 그 규모가 늘고 있는 준조세 역사는 왕조시대로 올라간다.이조시대에는 퇴임하는 구관 사또가 새로 부임하는 신관 사또에게 준조세 징수대상자 명단이 들어 있는 비책을 인계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 되어 있었다.

신관 사또는 그 책의 두께를 보고 부임한 고을의 경제사정을 어림할 수 있었다고 한다.비책의 두께가 두꺼우면 부자고을이고 엷으면 가난한 고을이다.

이조시대에는 준조세를 현금이 아니라 쌀로 거둬 들여 그 이름에 쌀미자가 붙어 있고 그 종류도 여러가지가 있다.사또의 거마비 명목으로 거둬 들이는 쇄마비부터 사또의 음식을 만드는 비용을 염출한다는 핑계로 거두는 치계미에 또 관에서 쓰는 사무용지를 사는 데 쓰기 위해 거둔다는 지가미가 있고 관가에서 인·허가를 빨리 받으려고 상납하는 뇌물로 걸복미가 있었다.

현대에 들어 와서는 준조세는 적십자회비 등 공과금과 재해의연금과 불우이웃돕기 등 기부성 성금으로 나누어졌고 그 종류가 무려 2백여 가지에 달한다.지난 89년 새마을 성금과 평화의댐 성금이 말썽이 나면서 준조세를 줄여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했지만 축소되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 조사결과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준조세만 공과금 50종과 기부금 55종 등 무려 1백5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준조세는 평균 5억9천8백만원으로 조세(평균 5억2천9백만원)보다도 많은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중소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투자하는 연구개발비가 평균 1억3천만원 수준인데 준조세가 5억원을 넘는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지방자치로 준조세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감사원은 각종조합의 강제가입 규정개정·회비부당징수방지 등 대책을 마련,중기의 준조세를 줄일 방침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당국은 준조세를 경제개혁 차원에서 과감하게 축소하고 기업도 준조세를 관과의 유착고리로 생각하는 낡은 사고를 하루속히 버려야 한다.<최택만 논설위원>
1995-07-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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