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반일감정 확산(해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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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7-18 00:00
입력 1995-07-18 00:00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아사히TV의 카메라맨이 폭행을 당했다.일본 언론매체들이 한국의 부끄러운 면만을 크게 보도해 한국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한국인들의 생각이 이같은 대응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많은 가정에서 일본 위성방송을 보고 있다.지난해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NHK는 연일 이를 크게 보도했다.이같은 보도가 한국인들의 감정을 크게 상하게 했다.또 「일본인은 한국의 실패를 기뻐한다」는 일반적 생각까지 더해져 카메라맨에 대한 폭행에까지 이르게 된 것 같다.

마찬가지의 사태가 정치·외교면에서도 생긴다면 일은 간단치 않다.한일의원연맹에 속한 일본 정치인의 다수가 전후 50주년 결의에 반대했기 때문에 일본 정치인들에게 배신당했다는 감정이 한국에는 널리 퍼져 있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쌀지원 교섭 과정도 청와대 안에 반일 기운이 높아지게 된 한 원인이다.한국에선 일본이 한국에 앞서 북한에 쌀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었다고 한다.와타나베 미치오 전외상 및 가토 고이치 자민당 정조회장과 북한 사이에 쌀을 대량으로 지원한다는 밀약이 오고갔다는 잘못된 정보도 청와대에 들어갔다.와타나베 전외상은 『한국과 관계없이 빨리 북한에 쌀을 보내라』고 주장,외무성 등에 압력을 가했다.이같은 발언이 청와대에 보고돼 김영삼대통령 자신이 일본정부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태까지 일으켰다는 것이다.

한일 양국 지도층의 대응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한국에서는 일본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자민당의 실력자가 어떻게 북한과 합의했다 하더라도 정부가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 일본의 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청와대에 일본을 잘 아는 고관이 없는 것도 오해를 확대시킨 원인이 되고 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주변에도 한국의 상황과 입장을 잘 아는 고관이 없다.이 때문에 한국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충분한 사전설명의 배려가 부족했다.역사적으로도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이웃나라에는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는 외교와 체면을 배려하는 태도가 불가결하다.<마이니치 신문 7월17일>
1995-07-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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