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연행 한국인 삶 일서 영화화/재일동포 중심 제작비 6억엔 모금
수정 1995-07-05 00:00
입력 1995-07-05 00:00
【도쿄 연합】 2차대전말 일제에 의해 강제 연행된 한국인의 애환이 가득 담긴 삶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영화화된다.
재일동포를 중심으로 한 50여명은 2년전부터 제작위원회(위원장 김일웅)를 구성하고 약 6억엔의 제작비를 모금,하키기 호세이(심목봉생)작 「세번째 해협」을 영화화하기로 하고 3일 도쿄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고야마 세이지로(신산정이랑) 감독이 메가폰을 든 이 영화에는 주인공 「하시근」 역에 일본의 원로배우 미쿠니 렌타로(삼국연태랑)가 출연하며 미나미노 요코(남야양자)와 재일교포 3세 배우 이종호(25)등이 나온다.
주인공 하시근은 현재 70세로 2차대전말 기타큐슈로 연행돼 일본인 여자와 결혼한 뒤 해방돼 귀국했으나 부인이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고향에서 차별받아 부인은 일본으로 돌아가 끝내 사망하고 50년간의 한을 풀기 위해 주인공도 다시 일본을 방문하는 기구한 운명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김일웅 제작위원장은 『해방 50주년을 맞아 자손들이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 어떤 일이 일어났었던가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박정호 한국문화원장은 『한국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첫 일본영화』라면서 『이 영화를 통해 알려져 있지 않은 강제연행 사실 등 한국인의 과거 슬픈 역사를 일본인들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올 가을 개봉될 예정인데 제작진은 한국인이 주인공인 만큼 한국에서도 상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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