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서울시장 당선자에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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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6-30 00:00
입력 1995-06-30 00:00
먼저 환호와 열광속에서 역사적등장을 하는 새 민선 서울시장을 축하한다.시민의 심판을 당당하게 거쳐 이 자리를 차지한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조순 시장당선자가 그렇게 화려한 등장을 할 자격과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특히 조시장의 당선은 야당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어 가히 축제의 열기에 취하게도 하고 있다.그래서 많은 유권자들은 조시장의 시대를 기대하며 들떠있기도 하다.

그러나 새시장에게 출발의 화려함은 이제부터는 별의미가 없게 된다.축제는 빨리 끝낼 수록 현명하다.1천만 시민이 1천만가지의 변수로 얽혀있는 서울시의 살림은 출발의 화려함이 별 덤이 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다.조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은 시민도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일은 없기 바라지만 삼풍백화점 붕괴에서 보듯 또 언제 어느 곳의 다리가 내려앉고 달리던 지하철이 멈출지 알 수 없다.이전의 일이라고 책임이 모면되지도 않고 부재증명을 인정해주지도 않을 것이다.더구나 선거를 통해 어떤 경우에도 『안전하고 살기좋고 찬란한 시민의 삶』을공약으로 약속했고,시민은 그것을 믿고 투표했을 것이다.그들은 그것을 지켜주지 않는 민선시장을 용서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중앙국정과의 마찰이나 새시장 배출의 모태적 권리를 주장하는 정당과의 밀착같은 것을 시민은 관대하게 보려하지도 않을 것이다.그러기에는 서울은 너무도 살기가 급하고 고달픈 도시다.도시의 규모에 비해 사회간접시설투자가 너무 뒤진 도시이고 교통에서 환경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위기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서울의 현주소다.

부정과 부실이 많다는 구청들과 그 곳에 종사하는 공무원 수만명을 거느릴 새시장이 그가 자처한 「포청천」의 능력을 얼마나 발휘하여 그들로 하여금 깨끗하게 거듭나는 시대를 만들지도 지켜볼 것이다.

2천만개의 피할 수 없는 커다란 눈들에 대한 경외가 부디 새시장의 마음을 해이하지 않게하여 그로 하여금 이 모든 어려움에서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게 해주기를 기원한다.
1995-06-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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