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여객기 납치범은 휴직은행원/경찰,50대 체포…옴교 관련여부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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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6-23 00:00
입력 1995-06-23 00:00
◎기습작전 도중 승무원 등 7명 부상

【도쿄=강석진 특파원】 승객과 승무원 3백64명을 인질로 삼은 전일본항공(ANA) 857편 보잉 747 납치사건은 22일 새벽 범인이 경찰의 기습작전에 검거됨으로써 사건발생 15시간 30분만에 막을 내렸다.

일본열도를 한동안 공포에 떨게했던 여객기 납치사건은 드라이버 1개를 가진 단독범의 어처구니 없는 범행으로 밝혀졌으며 범인은 도쿄에 살고 있는 구쓰미 후미오(구진견문웅·53)로 도쿄의 동양신탁은행에 재직중이나 자율신경 실조증등 지병으로 현재 휴직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경찰은 50여명의 진압요원을 투입,이날 새벽3시42분 하코다테(함관)공항 유도로에 억류돼 있던 피랍기의 출입문 3곳을 열고 기내로 진입,5분만에 범인을 체포하고 승객과 승무원 전원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경찰의 기내 진입과정에서 스튜어디스와 승객 등 7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뿐 전원 무사했다.

범인은 경찰에서 『미안하다』면서 범행 일체에 관해서는 시인했으나 범행동기 등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범인이 옴교 신자인 듯한 인상을 풍겼던 점을 중시해 도쿄 지하철 독가스테러사건을 일으킨 이 종교단체와 관련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일 피랍여객기 구출 이모저모/드라이버 든 범인 한명에 16시간 떨어/승객 휴대폰으로 정보보내… 폭탄 없어

○…일본경찰 특공대가 기습작전을 통해 여객기 납치사건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테러용 첨단장비나 무기라기보다는 일반화되어 있는 휴대폰이었다고.

기내의 사정을 알 수없어 범인체포 작전을 감행하기 어려웠던 경찰특공대는 21일 하오 5시 조금넘어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피랍여객기 화장실에서 휴대폰으로 하는 전화라고 말한 한 승객은 『범인은 청바지와 선글라스를 쓴 남자다』라고 말했다.또다른 전화는 『범인은 2층에서 전혀 내려오지 않는다』고 전해오는 등 기내상황을 알리는 전화가 경찰에 몇차례 걸려왔다.경찰은 이러한 전화를 통해 범인이 한명이라고 판단하고 기습적전을 감행 범인을 체포.

○…드라이버 하나와 비닐 주머니 두개를 든 단지 한명의 납치범에 의해 3백64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16시간이나 인질로 잡혀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풀려난 승객들은 안도하면서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전문가들은 범인이 드러이버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을 옴쭉달싹하지 못하게 했던 원인으로 ▲일본 국민들이 3개월 동안 옴진리교의 진상을 알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었으며 ▲범인이 옴교의 수법을 상당부분 사용했고 ▲기내 보안관리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

○…범인은 얼음송곳과 비슷하게 생긴 길이 20㎝의 드라이버와 은색 비닐주머니를 소지한채 여객기에 탑승했으나 경찰수색 결과 플라스틱 폭탄등 위험물은 기내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기내에 돌입했을 때 대부분의 승객은 접착 테이프와 끈 등으로 눈과 입 등이 봉해진채 1층 뒷부분 바닥에 앉혀져 있었으며 스튜어디스 12명중 11명이 결박되어 있었다.<도쿄 외신 종합>
1995-06-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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