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벌의 「충청도 자존심」 논쟁/대전=최용규 기자(표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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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6-22 00:00
입력 1995-06-22 00:00
충청도는 과연 멍청도인가,또는 핫바지인가.지방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한밭벌에 때아닌 「충청도 자존심」논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

득표를 위해 충청도 자존심론을 확산시키려는 자민련과 이를 지역분할 구도로 받아들이는 민자·민주당 후보들간의 사활을 건 다툼이 치열하다.

충청도 자존심론은 맨처음 자민련의 김종필총재가 들고 나왔다.그는 지난 15일 유등천 고수부지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서 『대전시장은 물론 구청장 모두를 자민련 후보로 채우는 것이 충청도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여당 고위층으로부터 충청도가 「핫바지」로 매도될만큼 무시당하고 있으니 자민련을 중심으로 단결하자는 것이다.다분히 지역할거 주의를 염두에 둔 정치적 발언이다.

홍선기 대전시장 후보 등 자민련 소속 출마자들도 가는 곳마다 충청도 자존심을 들먹이며 녹색깃발 아래 다시 한번 모이자고 열변을 토한다.

마침내 지난 21일 새벽 대전시 서구 월평동 누리아파트 단지 우편함에 「핫바지의 본때를 보여주자」는 제목의 유인물까지 살포됐다.

이처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위가 극에 달하자 민자·민주 양당 후보들은 자민련의 충청도 자존심론을 맹렬하게 반격하기 시작했다.

민자당의 대전시장 염홍철후보는 자민련의 충청도 자존심론은 지역감정을 유발해 표를 얻으려는 정치꾼들의 치졸한 행태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충청도 자존심은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선비정신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변평섭후보 역시 충청도 자존심론은 결국 통합과 화해보다는 지역분할을 심화시키게 된다고 공격한다.



결국 아·태재단 김대중 이사장의 지역등권 주의와도 맥을 같이하는 충청도 자존심론은 지역감정을 부추켜 신 3김시대·신 삼국시대를 만들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자민련의 충청도 자존심론을 비판하는 다른 정당들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일에서 과연 그만큼 떳떳했는지 묻고 싶다.
1995-06-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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