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환투기 손실 2백억대/은감원 특감/위험분산 규정 어기고 거래
수정 1995-04-10 00:00
입력 1995-04-10 00:00
은행감독원의 고위 관계자는 9일 『지난 주 수협의 내부 직원으로부터 2백억원대에 가까운 외환 손실사고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특별검사에 들어갔다』며 『이는 지난 2년간의 달러화 가치하락으로 인한 환차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수협의 딜링 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통화별 거래규모와 손실액·시세 및 만기 등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내부 통제상의 문제나 관련 규정의 준수 여부를 중점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협은 금리자유화 이후 예대 마진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주식 시장마저 장기 침체를 보이자 수익 보전을 위해 환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수협은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을 통해 외환거래를 해 왔다.
수협 관계자는 『곧 이사회를 열어 환거래의 손실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은행감독원의 검사 결과 손실액이 경영에 타격을 줄 정도로 클 경우 증자를 통해 손실을 메울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는 『신규 사업을 하거나 결손이 생길 때 조합장 총회의 의결을 거쳐 증자할 수 있다』며 『직접 증자하거나 연말에 이익금을 조합원에게 배당하지 않고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회전 출자의 방식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협은 지난 해 7천5백억원을 연리 5%로 어선의 유류비 및 기자재 구입비 등의 영어 자금으로 조합원에게 대출했으며 올해에는 7천5백억원을 대출할 예정이다.
은행감독원은 『수협의 딜러 한 명이 1천만달러의 자금으로 달러화,엔화 및 마르크화의 선물거래 등 환거래를 하다 거액의 환차손이 난 것 같다』며 『89년 광주은행이 환투기로 3백46억원의 손실을 입은 이래 최대의 환거래 사고』라고 밝혔다.<우득정·오승호 기자>
1995-04-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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