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졸도… 입주자 대피소동/논현동 가스사고
수정 1995-03-23 00:00
입력 1995-03-23 00:00
대낮 서울 강남 고층빌딩에서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누출돼 19명이 가스에 중독,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직후 유독가스 감식가등을 동원,조사를 벌인 결과 일단 건물 지하 보일러실 탱크에서 불완전 연소된 난방용 LNG 가스가 역류,사무실로 흘러들어가 일어난 사고로 보고 유독가스의 종류와 더불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발생◁
22일 하오 4시1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사거리의 19층짜리 대현빌딩의 15·18·19층 3개층에 종류를 알수 없는 유독가스가 스며들어 아메리카생명보험 허정숙(33·여·교육부 주임)씨 등 사무실 입주회사 직원 19명이 가스에 중독돼 실신했다.
사고가 나자 피해자들은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근처 안세병원,강남성모병원·한사랑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순간◁
사고당시 18층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간식을 먹고있던 허정숙씨는 『하오 3시30분쯤 19층에 올라갔다 내려와 책상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윙」하는 소리가 들리고 심한 두통과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전혀 숨을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때 옆에 있던 다른 직원 10여명도 허씨와 똑같은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사고원인◁
경찰은 이에따라 이날 상오 입주자들의 요청에 의해 지하 5층에서 LNG로 보일러를 가동했다는 빌딩 관리자들의 말에 따라 지하에서 19층까지 연소관으로 이어진 배기구의 역류현상으로 가스가 19층 벽에 붙은 공기조화기 흡입구로 스며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군과 경찰·가스공사측은 사고가 나자 전문가를 동원,사무실에 남아 있는 가스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보일러실에서 사용하는 LNG 성분이 추출됐다고 밝혔다.
▷수사◁
경찰은 이 빌딩 기관실 소장 김민호씨(41)와 당시 근무자 김태형씨 등 2명을 불러 당시 상황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지하 보일러실에서 바깥으로 빠져 나가야 할 가스가 옥탑에 설치된 광고탑에 가리고 저기압 등의 영향으로 가라앉으면서 흘러든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원한 등에 의한 외부관계자의 가스투입 가능성에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조사결과 지하에서 19층으로 통하는 배기가스통은 일직선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틈새가 벌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사고가 난 빌딩은 최근 부도를 낸 덕산그룹이 11∼17층까지 입주해 있던 곳으로 부도이후 사무실을 비운 상태여서 다행히 피해가 적었다.<주병철·김환용·김태균 기자>
1995-03-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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