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선물 줄어든 김정일 생일/2월16일의 평양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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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2-17 00:00
입력 1995-02-17 00:00
◎경제난 악화·우상화 초점… 특별배급 못한 「최대명절」

북한 김정일이 16일 53회 생일을 맞았다.이날 낮 평양체육관에서 개최된 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와 저녁에 평양에서 열린 경축야회에서 절정에 이른 그의 생일 경축행사는 그 성격과 규모 양면에서 예년보다 격상·확대됐다.

이는 김일성사망으로 인한 「국상」기간임을 감안해 이번 그의 생일행사는 조촐히 넘길 것이라는 당초 일부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북한당국은 이미 지난 7일 중앙인민위원회 정령을 통해 김의 생일을 「민족 최대명절」로 선포했다.그의 생일과 그 다음날인 17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각 직장과 가정에 인공기를 게양토록 하는등 생전의 김일성의 생일행사와 같은 반열에 올려 놓은 것이다.

지난 1월초부터 북한전역에서 떠들썩하게 진행되어 온 경축행사의 「레퍼토리」도 예년보다 다양해졌다.그의 출생지로 꾸며지고 있는 백두산 밀영답사행군대회 등 기존행사 이외에 「김일성 위대성 관련 인민무력부 발표회」등 몇가지 우상화 프로그램이 추가됐다.

특히 생일 하루전날강성산·이종옥·박성철등 고위급인사들이 참석한 「김정일탄생 53돌 경축 중앙보고대회」는 과거 이 행사가 김일성생일에 한해 치러졌다는 점에서 주목됐다.「김일성은 곧 김정일」이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시위」함으로써 김정일시대의 개막을 기정 사실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측이 김의 생일행사를 김일성 생존시보다 요란하게 치르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의미로 새겨진다.첫째 대외적으로 그동안 각종 억측을 자아낸 김정일의 위상약화설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다.둘째로 대내적으로 김일성 추모분위기를 자연스레 김정일 추대 분위기로 바꾸는등 권력승계 공식화를 위한 막바지 정지작업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김정일의 생일을 「민족 최대명절」로 격상시켰음에도 이에 상응해 주민들에게 나눠줄 「선물」은 마련치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경제사정의 악화 탓이다.

김일성 생존 당시 북한은 매년 홍콩·마카오로부터 생일선물을 주문한 바 있다.하지만 올해에는 인덕정치」(어진 정치)니 「광폭정치」(통 큰 정치)니 하는 우상화에 초점을 맞춘 「립서비스」뿐이어서 대조적이다.남한으로부터 설탕반입을 늘린 것 이외에는 「생일 특별배급」과 관련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구본영 기자>
1995-02-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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