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민자대표 사퇴/“할일 일단락” 선언
수정 1995-01-20 00:00
입력 1995-01-20 00:00
민자당의 김종필대표가 19일 대표위원직을 사퇴한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김대표는 이날 상오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로 국회의사당과 당사의 대표실을 문닫을 것』이라고 대표직 사퇴를 분명히 했다.<관련기사 6면>
이에 따라 민자당은 정재철중앙상무위의장을 대표직무대행으로 하여 2월7일 전당대회 준비와 당의 세계화 작업을 서두르는 한편 후임대표 인선에도 착수,2월초쯤 새 대표를 내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의 이날 대표직 사퇴로 지난 90년 민자당으로 출범한 3당합당 구도는 사실상 막을 내리고 김영삼대통령이 구상하는 「차세대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얼마후 없어질 민자당기를 어제 3당합당의 한 주역이었던 노태우전대통령의 영식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대표로서 할일은 일단락 됐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대표직 사퇴후 탈당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탈당한다고 말한 적은 없으며다만 당대표를 어제로서 마감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해 당장은 탈당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일 청와대 회동에서 내 갈길을 가겠다고 김대통령에게 말했으며 앞으로 내 생각대로 갈 것』이라고 말해 전당대회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대표는 탈당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힐 시점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 다녀온 뒤 언제 할지 시점을 정해 밝히겠다』고 말해 이달말이나 내달초쯤 최종거취를 밝힐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또 『의원회관은 내방』이라고 말해 의원직 사퇴를 포함,정계은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민자당은 김대표가 자진사퇴함에 따라 이날 당4역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김대표가 사퇴의사를 당에 직접 전달하지 않았으므로 대표권한대행을 공식임명하지는 않되 2월7일 전당대회 때까지 정의장의 대표직무대행 체제로 당을 이끌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당대회직전인 2월초 인선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임 당대표에는 이춘구·김종호·황인성·정재철의원등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중진실무형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김윤환·이한동·최형우의원등 중진의원및 원외인사의 기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이목희기자>
◎“김대표의 사퇴 안타깝게 생각”/김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은 19일 민자당 김종필대표의 사퇴표명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원종 대통령정무수석이 밝혔다.
이수석은 『김대통령은 김대표가 중심이 돼 2월7일 전당대회까지를 멋지게 치러주기를 기대했으며 지난 10일 회동에서 두분 사이에 그같은 약속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럼에도 김대표가 갑작스레 사퇴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김영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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