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진출 과열경쟁/구본영 정치2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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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1-11 00:00
입력 1995-01-11 00:00
『백인은 금광을 찾아 떠나고,백인을 뒤쫓는 인디언을 다시 기병대가 추격하고…』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를 소재로한 마릴린 먼로 주연의 50년대 서부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에 나오는 대사의 일부이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남북경협 활성화 조치를 발표한 이래 바야흐로 우리 기업들의 대북진출붐이 「골드러시」를 연상케 한다.실현가능성이나 채산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한건주의」 과열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전체 임직원이 4명뿐인 초미니 무역업체 이온통상이 오는 4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체육문화축전」을 참관할 외국인 관광객 5천명의 보집권을 따냈다고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희망하는 단일 국내관광업체에 의뢰하거나 3∼4개 업체로 컨소시엄을 만들어 외국관광객을 모집한다는 사업계획이다.

그러나 그 성사가능성에 대해 정부측이나 관광업계 모두가 회의적이다.우선 우리 여행업자가 외국인을 상대로 제3국 관광을 알선하는 일 자체가 관광진흥법 등 관련법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행업계의 관행상 어려운 일로 지적된다.특히 외국인의 북한송출은 신변안전보장이나 대금결제 등의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상황에서는 실현성이 적다는 얘기다.

이처럼 실현가능성과 무관하게 대·소 국내업체가 북한측과의 개별접촉을 통해 놀랄만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따내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다.지난 연말 코리아랜드라는 한 부동산 전문업체가 북한이 평양에 건설하다 공사를 중단한 초대규모 호텔인 류경호텔(1백5층)의 사무실 분양권을 따냈다는 소식도 그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대북진출시 국내기업의 과열경쟁상,특히 성사가능성이 적은 분야에서의 「입도선매」양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이로 인한 투자리스크는 개별기업의 손실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한푼의 외화도 아쉬운 북한측을 실망시켜 결국엔 남북협력사업의 확대를 저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남북경협은 극소수의 인사들에게 행운을 안겨줬던 미국 서부의 골드러시일 일 수 없다.더욱이 북한측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아부·매수경쟁」까지 벌어진다면 이는 남북 어느쪽을 위해,길게는 통일의 장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 아닐수 없다.
1995-01-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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