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성기호 성결교 신학대학 총장(굄돌)
기자
수정 1995-01-08 00:00
입력 1995-01-08 00:00
무궁에서 무궁으로 흐르는 세월을 옛 사람들은 연과 계 그리고 달(월)로 나누어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해 나갔다.열두달과 사계절이 들어있는 일년은 세월의 구분중 가장 큰 구획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달을 맞거나 새로운 계절을 맞을 때 보다 더 경건해 지고 더 깊은 의미를 느끼게 된다.지나간 한해를 돌이켜 보며 후회를 하고 새로이 주어진 새해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갖게도 된다.
희랍신화에 보면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Janus)라는 신이 두 얼굴로 앞과 뒤를 각각 바라보며 한 얼굴로는 웃고 한 얼굴로는 우는 모습을 하고 있다.정월 한달은 지난 해를회상하며 한 얼굴로는 울고,또 한 얼굴로는 다가오는 앞날을 바라보고 기뻐하며 웃기 때문에 야누스를 닮은 달이라 하여 서양 사람들은 정월을 January라 부른다.
그러나 어거스틴이 말한 것처럼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기에 없어진 것이고,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오늘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과거에 집착할 시간이 없으며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는 내일에 속아가며 살 여유가 없다.다만 오늘이라고 부르는 하루 하루,순간 순간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아감으로 허락받은 한 해와 주어진 일생을 값있고 보람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원단을 맞으며 세우는 계획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성취되는 복된 한 해가 펼쳐지기 기원한다.물질적인 풍요 못지 않게 도덕성과 인간의 영성이 회복되는 소망스런 새해가 되기 바란다.
1995-01-08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